윤동주 박물관 - 제2전시실 (열린 우물)
윤동주 박물관을 지나며
윤동주 박물관은 서울 부암동에 위치한 한국 현대 문학의 거장인 윤동주를 기리기 위해 설립된 공간입니다. 이 박물관은 그의 생애와 작품을 깊이 있게 탐구할 수 있는 장소로, 많은 문학 애호가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박물관 시설
제1전시실 (시인채): 윤동주의 인생을 시간 순서에 따라 배열한 사진 자료와 친필 원고 영인본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 공간은 시인의 순결한 시심을 상징하는 순백의 공간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제2전시실 (열린 우물): 윤동주의 시 '자화상'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중정 공간으로, 물탱크의 윗부분이 개방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시간의 흐름과 기억의 퇴적을 느낄 수 있는 장소입니다.
제3전시실 (닫힌 우물): 원형 그대로 보존된 물탱크로, 침묵과 사색의 공간으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윤동주의 일생과 시세계를 담은 영상물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윤동주 박물관 - 제3전시실 (닫힌 우물)
시간의 깊이를 품은 우물에 서서, 나는 오늘의 메아리를 듣는다. 저 멀리 광화문에서 들리는 집회의 함성이 이곳 열린 우물의 벽면을 타고 내려온다. 마치 80여 년 전 윤동주가 들었을 법한 그 시대의 아우성처럼.
우물은 말이 없다. 다만 깊이로 이야기할 뿐. 햇빛이 수면을 비추면 잔물결이 일고, 그 파문은 시인의 고뇌를 닮았다.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그가 남긴 시구가 물결 위에 맺혔다 스러진다.
저 아래 광화문 광장의 집회 함성은 또 다른 시대의 언어다. 하지만 그 본질은 같다. 부조리에 맞서는 영혼의 몸부림, 정의를 향한 뜨거운 갈망. 우물은 이 모든 소리를 받아들이고 깊이를 더한다. 마치 시인이 그러했듯이.
열린 우물이 품은 하늘은 오늘도 푸르다. 그 푸름 속에 윤동주의 '자화상'이 스며있다. 우리는 여기 서서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지운다. 시인의 붓끝에서 떨어진 시어들이 오늘의 외침과 섞여 새로운 시를 쓴다. 그렇게 우물은 깊어지고, 우리의 영혼도 깊어진다.
침묵과 함성이 공존하는 이곳에서, 나는 시대를 초월한 진실을 본다. 저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맑은 울림이, 우리가 잃어버린 순수의 세계를 다시 일깨운다. 그래서 이 우물은 열려있다. 끝없이 깊어지는 시간을 담기 위해.
윤동주, 한국 현대 문학의 상징적인 시인 중 한 명으로, 그의 생애는 짧지만 깊은 감동을 남겼습니다. 1917년 12월 30일, 만주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문학에 대한 남다른 재능을 보였습니다. 1938년, 일본으로 유학하여 도쿄에서 공부하던 중, 그는 시인으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윤동주는 일제 강점기라는 어려운 시대 속에서 민족의 아픔과 고뇌를 시에 담아냈습니다. 그의 대표작인 '서시'와 '별 헤는 밤'은 그가 느낀 고독과 희망을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서시'는 그의 시적 세계관을 잘 드러내며,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1943년, 그는 일본 경찰에 의해 체포되어 강제 수용소에 수감되었고, 그곳에서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그의 짧은 생애는 비극적이지만, 윤동주의 시는 오늘날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그의 문학적 유산은 한국 문학의 중요한 부분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윤동주의 삶과 작품은 우리에게 자유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깊은 성찰을 제공합니다.
윤동주 박물관 - 제2전시실 (열린 우물)
[피플스토리=김휘기 ]
김휘기 작가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