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민호 감독의 영화 '하얼빈'이 개봉 7일만에 250만 명을 돌파했다.
오늘 직접 하얼빈을 보고 왔다. 독립군들의 자욱한 담배 연기처럼 하얼빈까지 이르는 이야기가 내내 어둡고 무겁게 짓눌렀다. 이야기 끝에 흐르는 웅장한 배경음악이 왠지 슬픈 선율처럼 다가왔다. 안중근 장군의 고뇌와 결단을 장중하게 펼치면서도 스타일리쉬하게 풀어낸 영화가 더 있을까 싶었다. 새로운 한국 영화의 탄생이다. 반드시 한 번 더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윤석열 대통령과 그 일당들의 불법 계엄령으로 나라를 극심한 혼란에 빠뜨리게 한 작금의 현실과 묘하게 오버랩되는 장면이 하루 종일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극중 이토 히로부미의 대사가 그랬다.
"내가 그동안 왜 조선합병에 미적지근했는지 알고 있나? 조선이란 나라는 수백 년간 어리석은 왕과 부패한 유생들이 지배해온 나라지만, 저 나라 백성들이 제일 골칫거리야. 받은 것도 없으면서 국난이 있을 때마다 이상한 힘을 발휘한단 말이지. 300년 전에 도요토미가 조선을 침공할 때도 의병들이 나왔고, 지금 이곳 만주에도 의병들이 골칫거리야."
미래의 역사책은 2024년을 어떻게 기록할까?
2024년 12월 '윤석열의 난'으로 잠시 한국의 위상이 추락했으나 국민들의 항쟁으로 6개월 만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만들었다고 기록될까?
장기영 director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