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한 낮의 꿈과 한 밤의 꿈>
주변의 여자들이 하나 둘씩 죽어가는 남자, 자신의 오빠가 살인자라고 믿는 여자, 그리고 그 중심에서 위태롭게 서 있는 살인자까지. ‘여고생 연쇄살인사건’을 두고 얽혀있는 세 명의 남녀가 한 자리에 모인 순간 사건의 실체가 들어나고, 광적인 집착과 후회, 고통으로 얼룩진 어두운 과거가 드러나는데…….
그가 죽이는 여자들은 모두 내가 아는 사람들이다.
―평범한 대학생인 ‘나’는 어느 날 아침 뉴스를 통해 자신이 알고 있던 여자가 ‘여고생연쇄살인’의 피해자가 된 것을 보게 된다. 이것으로 아는 여자가 죽은 건 세 번째. 그는 살인자가 자신의 주변을 파괴해 가고 있다고 확신하고 큰 혼란에 빠진다. 여자들을 하나씩 제거하며 숨통을 조여 오는 살인자와 이에 맞서 필사적으로 도망치려는 ‘나.’ 그가 내 주변을 파괴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대체 왜 ‘나’를 괴롭히는 것일까?
우리 집 오빠는 살인자다.
―어머니의 폭언과 아버지의 무관심을 굳굳이 견뎌내는 ‘나’는 학교에서까지 왕따를 당하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건 오빠가 살인자라는 사실. 악몽 같은 현실 속에서 무덤덤하게 살아가는 ‘나’에게 그러던 어느 날, 따스하게 다가오는 ‘친구’가 생기는데, 과연 나는 행복해 질 수 있을까? 모든 것을 잊고 새로 출발할 수 있는 걸까?
처음으로 돌리면 나는 분명 속죄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남자와 관련된 여자를 하나하나 죽임으로써 그의 흔적을 지우려는 ‘나.’ 내가 바라는 것은 용서, 속죄 그리고 되돌리는 것. 나는 과연 새로 태어날 수 있을까? 그녀 역시 새로 태어날 수 있는 걸까? 이 위대한 임무를 수행하면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는 걸까, 나는 과연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있는 걸까.
각기 다른 과거에 얽매인 채 살아가는 세 남녀가 보여주는 섬뜩한 진실.
소설 ‘한 낮의 꿈과 한 밤의 꿈’은 연쇄살인 사건과 관계된 세 명의 화자가 돌아가며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진행된다. 이 소설은 ‘누가 죽였나’ 혹은 ‘왜 죽였나’ 라는 질문에 대하여 추리하며 읽을 수도 있겠고 단순한 범죄소설로서 가볍게 읽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소설이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사건의 진실에 다가갈수록 드러나는 주인공들의 과거와 그들의 마음 속 깊이 자리한 어둠이다. 점점 대담하게 이루어지는 우리 사회의 범죄와 알려지지 않은 피해자들이 겪는 고통과 분노를 보며 인간의 악한 본성과 원초적인 본능에 대한 면도 엿볼 수가 있을 것이다.
동시에 ‘자신과 관계없는’ 사건을 받아들이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당사자에게는 끔찍한 사건도 한낮 저급한 관심거리로 전락하는 모습도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세 명의 화자 외에 그들의 이야기에 끼어 든 경찰 ‘윤태호’가 냉소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살인사건과 이를 둘러싼 대중을 통해 우리는 과연 모두가 진실 되고 정당하게 범죄에 대항하고 있는지 한 번 생각해 볼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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