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생성형이미지=제미나이
유배지는 딴지일보 게시판의 그늘이다. 이의를 많이 받은 글이 모인다. 10월 8일부터 19일까지, 열이틀 동안 그곳에 쌓인 글은 100여 편 남짓이다. 댓글은 수백 개다. 한 편씩 읽으면 소란이다. 모아서 읽으면 지도가 된다.
이 지도에는 경계선이 그려져 있다. 무엇을 말하면 밖으로 밀려나는가. 누구를 건드리면 이의가 쏟아지는가. 그 선을 따라가면 한 공동체의 얼굴이 보인다. 김어준은 왜 '삭제'가 아니라 '유배지'란 터를 따로 마련했을까? 유시민과 정청래는 왜 딴지일보 게시판은 "여론의 척도"라고 했을까? 이 글은 그 얼굴을 읽어보려는 시도다.
유배의 문법
먼저 짚을 것이 있다. 이 글들을 유배지로 보낸 주체는 누구인가. 뉴스공장이 직접 골라 보냈다는 흔적은 없다. 대신 숫자가 다른 이야기를 한다. 유배된 글의 이의 수는 17에서 37 사이다. 대부분 20 언저리에서 멈춘다. 일정한 문턱을 넘으면 자동으로 옮겨지는 구조로 보인다.
그러니 유배지로 보낸 이는 이용자들이다. 정확히는 이의 버튼을 누른 다수다. 운영진이 아니다. 다만 그 다수는 김어준의 방송을 듣고 자란 사람들이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조국과 유시민과 정청래의 시선과 게시판의 손가락은 겹친다.
동의 수도 함께 봐야 한다. 「민주당을 떠나 조국혁신당으로 결집해야 하는 이유」는 동의 14, 이의 32다. 「김어준의 스탠스가 민주진영을 지키기 위함이다?」는 동의 8, 이의 29다. 유배는 만장일치가 아니다. 소수의 공감과 다수의 거부가 맞선 결과다.
글쓴이들은 이 구조를 안다. 한 이용자는 글을 올리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또 유배지에 활동정지 당하겠네. 열심히 비추테러 하고 있겠네." 다른 이는 "이글도 삭제되고 나는 또 정지 되나 보겠다"고 미리 썼다. 유배는 예고된 처벌이다. 어떤 이에게는 훈장이 된다.
댓글에도 유배의 문법이 있다. 가입일과 점수를 캡처해 붙인다. "가입일 2026-10-14, 레벨 0, 점수 -9." 과거 유배 글 검색 링크를 단다. 그리고 한 단어를 남긴다. "메모." 반박 대신 기록이다. 토론 대신 분류다. 이 의식이 유배지 전체에 반복된다.
빨대 한 단어
열이틀 중 가장 뜨거운 사안은 추미애 경기지사의 발언이다. 10월 13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그는 소방 예산을 두고 "골치 아픈 재정 빨대"라고 말했다. 소방노조가 반발했다. 16일 부천 화재 현장에서는 소방관들이 그에게 등을 돌렸다. 같은 날 민주당이 대신 사과했다. 사건의 뼈대는 이렇다.
유배지에는 이 사안을 다룬 글이 열 편 가까이 있다. 공통점은 하나다. 추미애를 비판한 글이다. 「추미애에게 눈물흘리며 등돌린 소방관들」, 「민주당 도당위원장·선출직 공직자들, 추미애 '소방' 발언 사과」, 「추미애 차기 대권 주자에서 탈락 가능성」. 모두 이의 20을 넘겼다.
가장 긴 논쟁은 자신을 15년차 소방관이라 밝힌 이의 글에서 벌어졌다. 그는 이렇게 썼다. "국가직이지만 지방예산을 쓴다 이 의미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빨대라니요." 그리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군님을 응원하긴 합니다. 저는 안티 뉴이재명이자 김민석을 정말 싫어합니다." 그는 같은 편이었다. 그래도 유배됐다.
댓글은 둘로 갈렸다. 한쪽은 공감했다. "저도 추장군 지지합니다. 이번건은 확실히 제대로 사과하고 넘어가는게 더 깔끔할 것 같습니다." 다른 쪽은 맥락을 들었다. "빨대의 주어는 중앙정부지 소방관이 아닙니다."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 꿇리면 다 해결되나봅니다." 끝내 의심이 나왔다. "글의 구성이 신파조라 믿지 않습니다." "댓글 다는거 보면 소방 공무원이라는 주장도 믿기 어려움."
흥미로운 지점은 이 논쟁 안에서도 주장이 정교했다는 것이다. 한 댓글은 경기도 소방재정교부금 감소를 들었다. 다른 댓글은 담배세 감소로 소방안전교부세가 줄었다는 설명을 붙였다. 사실 다툼이 있었다. 그런데도 결론은 이의 37이었다.
왜 추미애인가. 한 이용자의 진단이 단서다. "검찰개혁 관련 추미애의 직언 갖고 난리치는 뉴가혁이 분명 있으니 그에 대한 반발로 더 그러는 것이죠." 추미애는 김지용 중수청장 임명에 가장 세게 반대한 인물이다. 이 게시판에서 그는 검찰개혁의 상징이다. 그의 실언을 인정하는 순간, 상대 진영의 공격에 힘을 보태는 것처럼 느껴진다. 빨대는 한 단어가 아니었다. 전선이었다.
대통령을 칭찬하면 유배된다
유배지에서 가장 큰 덩어리는 이재명 대통령을 옹호한 글이다. 스무 편이 넘는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만든 게시판에서 민주당 대통령을 칭찬한 글이 밀려난다. 이 역설이 열이틀의 핵심이다.
주제는 다양하다. 부동산에서는 「잼통 부동산은 잘하고있는거 같은데요」, 「잼통이 그래도 부동산 정책은 잘하고 있나보네요」가 있다. 주거 정책에서는 수도권 공적주택 10만호 기사를 옮긴 글이 있다. 경제에서는 「진짜 주식가지고 이재명 씹지는 맙시다」가 있다. 검찰에서는 「검찰인사는 이정부가 문정부때보단 잘하는거 같지 않나요?」가 있다.
반응은 대체로 짧고 차갑다. 부동산 글에는 "'서울 주택 가격 88주째 상승 중' 야... 진짜 잘 하네요"라는 댓글이 달렸다. 공적주택 기사에는 "입만 털지말고 최대치까지 하고 얘기해라"가 붙었다. 대통령 트윗을 공유한 글에는 "입 좀 다물면 안되나? 저리 한가한가?"가 달렸다. 주식 글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뭐 누군가 결정했겠죠"라는 비아냥이 반복됐다.
주식 논쟁은 따로 볼 만하다. 한 이용자는 1억을 넣어 두 배까지 갔다가 지금 400만 원 손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코스피 5000까지는 정책 효과였다며 금투세 폐지와 상법 개정을 나열했다. 반론은 이랬다. "정책으로 코스피 5000됐으면 섹터 관계없이 전 종목 두루 주가가 올랐어야지." 또 다른 반론은 감정에 닿았다. "이재명은 합니다 책 가진 분들 많습니다. 책임 이야긴 그분들이 하시는 겁니다." 숫자 논쟁이 신뢰 논쟁으로 번진다.
일부 옹호 글은 공격적이다. 「자중하라고 했죠? 아직 시작도 안했어요」는 이렇게 끝난다. "여러분들은 민주진영의 적폐라는 것을 몸소 스스로 증명해 보였어요." 「노무현을 탄핵 시켯던 사람들이」는 게시판 이용자를 "니들"이라 부른다. 이런 글은 칭찬이라기보다 도발이다. 옹호 글이 모두 같은 결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 게시판은 대통령을 미워하는가. 단순하지 않다.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를 다룬 한 글은 이렇게 썼다. "이재명이 미워도 이재명정부는 성공해야 합니다." 글쓴이는 스스로 이재명 비판자라고 밝혔다. 그래도 유배됐다. 이 게시판에서 대통령의 성과를 말하는 일 자체가 부담이 된 셈이다. 칭찬의 내용보다 칭찬이라는 행위가 문제였다.
총수를 겨누면 유배된다
여기서 지도가 복잡해진다.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도 유배됐다. 단, 그 비판이 김어준에게 향할 때다.
「쫄보 김어준, 이재명 앞에서는 왜 침묵하십니까?」는 이재명을 '스마트한 독재'로 규정한다. 내용만 보면 게시판의 다수 정서와 가깝다. 그런데 제목이 김어준을 '쫄보'라 불렀다. 이의 29. 댓글은 이랬다. "국가권력이 죽이려고 했던 사람 보고 쫄보라고..?"
「쫄지마를 외쳤던 김어준.. 책임있는 태도를 보여라」도 비슷하다. 글쓴이는 "김어준신도로 오랜동안 살았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요구한다. "더 늦기 전에 사적 우정을 버려야 한다." 반응은 냉담했다. "뭘 책임지라는거야." "총수가 현 정부에 대해서 어떤 스탠스를 취하는지는 총수가 알아서 하는 것입니다."
「김어준씨의 스탠스가 민주진영을 지키기 위함이다?」, 「저는 지금 공장장 스탠스가 주식아가방에서… 비슷하다고 봅니다」, 「총수도 점점 이상해지는거 맞습니다」. 모두 같은 방향이다. 김어준이 이재명을 감싼다고 본다. 그것이 틀렸다고 말한다. 그리고 유배됐다.
반대 방향에서 김어준을 친 글도 유배됐다. 「김어준과 친문 진영에 묻습니다. 윤석열을 키운 책임은 어디로 갔습니까?」는 친이재명 시각이다. 「김어준의 인물 평가는 전부터 너무 엉터리가 많습니다」는 부정선거 의혹 보도를 문제 삼는다. 방송 진행의 애드립을 지적한 시청자 글도 이의 28을 받았다.
정리하면 이렇다. 이재명을 비판하는 것은 허용된다. 김어준을 비판하는 것은 어느 방향이든 거부된다. 김어준의 판단에 동의하지 않는 이도 적지 않다. 그래도 그를 공격하는 글에는 손을 들지 않는다. 한 댓글이 이 태도를 압축한다. "겸공 욕을 할지라도 버릴 일은 없습니다." 다른 댓글은 더 감정적이다. "내 등불이 흔들리면 감싸야죠. 미친사람처럼 보일지언정 등불에게 정신차려 김어준이라고 할지언정 꺼지게는 안 냅두죠."
불만은 집 안에서 말한다. 집을 허무는 말은 받아주지 않는다. 그 경계가 여기 있다.
우리 편의 이름들
김어준 주변에는 보호받는 이름들이 있다. 유시민, 조국, 추미애, 정청래, 최민희, 박구용, 임은정, 윤건영. 유배된 글들은 거꾸로 이 명단을 그려준다.
「유시민작가님은 요즘 왜 이렇게 잠잠하신가요?」는 한 줄짜리 질문이다. 악의도 크지 않다. 그래도 이의 25. 댓글은 이렇게 답했다. "그분은 공직자도 선출직 정치인도 아닙니다." 「그런데 박구용 교수는 수업은 안함??」에는 "알아서 잘하고 있으니 쓸데없는 남 걱정 접어두세요"가 달렸다.
최민희 의원을 두고는 두 편이 유배됐다. 「최민희도 설마」, 「최민희도 변절했나요」. 반응은 변호였다. "수석최고의원이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게 있다 봅니다." "100일 이후에는 비판하지 않을까요." 한 이용자는 이 흐름에 혀를 찼다. "최민희도 내쳐요? 딴지는 오늘도 인수분해중."
윤건영 의원도 예외가 아니다. 「윤건영도 실망이네」는 한동훈 딸 입시 의혹을 경찰 수사 문제로 다룬 것을 비판했다. 댓글이 반박했다. "윤건영 의원은 행안위라서 경찰 감시가 자기 업무예요." 그리고 이런 말도 나왔다. "윤건영의원은 좀 냅둡시다... 상위 1% 국회의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조국을 둘러싼 글은 더 미묘하다. 「조국원장님의 지지자 분들께」를 쓴 이는 자신을 "민주당 당원이지만 중도"라 소개했다. 그는 조국 지지 댓글이 "교주를 찬양하는 신도들의 모습" 같다고 썼다. 반박은 길고 정중했다. 한 댓글은 팬덤과 지지를 구분하라고 했다. 다른 댓글은 "조국 버리라 하더니 꾸준하네... 정체가 뭐니?"라고 물었다.
봉지욱 기자, 박시영 방송의 패널, 겸공 소속 기자까지 같은 범주에 든다. 「무능한 인간이 누굴까?」는 조국, 최강욱, 겸공 기자를 함께 조롱했다. 「김어준 처남」 관련 인사청탁 주장 글에는 "허위사실유포죄 될 수 있어요"가 달렸다.
이 명단에는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검찰개혁 강경론과 연결된 이름이다. 그리고 대부분 지금 이재명 정부, 김민석 지도부와 긴장 관계에 있다. 이 게시판은 이들을 공동의 자산으로 여긴다. 자산에 흠집을 내는 말은 곧 상대 진영의 말로 읽힌다.
테라포밍 공포
세 번째 유형은 내용보다 형식이 문제가 된 글이다. 게시판을 나누자, 당을 떠나자, 어떤 세력이 들어왔다. 이 셋이 반복된다.
「운영자 건의] 정치관련 게시판 카테고리 신설요청 드립니다」는 이렇게 썼다. "거기서 하루종일 민주당, 대통령 욕을 하던 말던." 비판자를 분리하자는 제안이다. 「딴게 이재명 게시판 하나 만듭시다」도 같은 제안을 반대 방향에서 했다. 두 글 모두 유배됐다. 댓글은 거의 같은 말을 했다. "커뮤니티 테라포밍하는 전형적인 레파토리 하나가 게시판 분리입니다." "오유가 이렇게 망했습니다."
탈당 권유도 같은 운명이다. 「민주당을 떠나 조국혁신당으로 결집해야 하는 이유」는 동의 14를 받았다. 비교적 높은 숫자다. 그래도 이의가 두 배를 넘었다. 댓글은 단호했다. "우리 집을 왜 내줘요?" "탈당은 절대 안됨, 그들이 원하는 것이 바로 이거임." 한 댓글은 길게 설명했다. "나가면, 내란당이 원하는 진보진영의 영구적 분열과… 그 뉴놈들의 정당이 됩니다."
이 반응이 흥미롭다. 이 게시판은 지금 민주당 지도부에 비판적이다. 조국혁신당에도 호의적이다. 그런데 민주당을 떠나자는 말은 받지 않는다. 민주당은 지도부의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것이라는 인식이다. 당원이 당을 지켜야 한다는 논리다.
음모론도 유배됐다. 「신천지 3만이 민주당 들어왔다니」, 「역시 전당대회 마지막 선거 이상하긴 했었는데」는 전당대회 결과를 신천지 개입으로 설명한다. 여기서 반대 방향의 주장이 눈에 띈다. 친이재명 쪽에서도 신천지, 분열주의 세력의 연합을 말해 왔다는 지적이 댓글에 나온다. "그래서 신천지, 분열주의, 반명세력 3자비밀연합은 진짜로 믿으시고?" 양쪽 모두 상대를 외부 세력의 침투로 설명하는 언어를 쓴다.
테라포밍, 작세, 알바, 신천지. 어휘는 달라도 구조는 같다. 공동체가 바깥의 조직된 힘에 위협 받거나 점령당하고 있다는 끊임없는 집단적 의심이다. 이 감각이 유배 결정에 큰 몫을 한다. 글의 주장보다 글의 출처가 먼저 의심받는다.
정체성과 심리
지도를 겹쳐 놓으면 한 집단의 자기 인식이 드러난다. 몇 갈래로 나눠 본다.
첫째, 정통성의 감각. 이 게시판은 자신을 민주진영의 원래 주인으로 본다. 노무현의 죽음, 조국 사태, 윤석열 정권, 12·3 계엄. 이 시간을 함께 버틴 사람들이라는 자부심이다. 그래서 새로 들어온 지지층에 이름을 붙인다. "뉴이재명", "뉴가혁", "뉴따리". 반대편에서는 이들을 "문조털래유"라 묶어 부른다고 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붙인 꼬리표가 정체성의 경계다.
둘째, 배신감. 이 정서가 가장 짙다. 한 댓글은 거칠게 비유했다. "거짓말하고, 서방질 한 마누라가 그 어떤 고귀한 말을 한 들 제가 이해할 수, 아니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요." 다른 이는 차분했다. "저분들 처음부터 저러지 않았어요. 격렬 지지자들이었어요." 대통령을 향한 호칭 "이선생"에도 거리감이 담겨 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크다. 옹호 글이 유배되는 이유의 상당 부분이 여기 있다.
셋째, 포위의식. 공동체가 공격받고 있다는 감각이다. 증거는 가입일, 점수, 말투다. "2015년 가입 후 오늘 이 글이 첫 글." "2016년 가입에 레벨 0, 점수는 마이너스." 이 의심이 늘 틀린 것은 아닐 것이다. 실제 계정 거래나 조직적 활동이 있을 수 있다. 문제는 진짜 이용자도 같은 그물에 걸린다는 점이다. 앞서 본 소방관 글이 그 예다.
넷째, 지도자의 침묵을 대신 해석하기. 김어준은 대통령을 직접 공격하지 않는다. 게시판은 그 이유를 스스로 채운다. "이재명을 지킨다가 아니라 민주진영 정부를 최대한 유지한다. 언제까지? 대안세력이 클 때까지." "총수가 바보입니까? 이정도 왔으면 총수도 다 알아요." 김어준의 신중함과 게시판의 분노 사이에 틈이 있다. 그 틈을 해석으로 메운다. 그래서 그 해석에 도전하는 글이 유배된다.
다섯째, 집단지성이라는 자기 이미지. 이 공동체는 자신을 "집단지성"으로 여겨 왔다. 유배된 글 하나는 바로 그 자부심을 겨눴다. "집단지성 여기선 개나 줘야겠네요." 댓글은 반대로 읽었다. "오히려 집단 지성이 작용하고 있는 사례 같은데요." 다른 이는 이렇게 받아쳤다. "사람이 많으면 여러 생각이 나오는 거지. 전체주의 커뮤니티를 원하세요?" 같은 현상을 두고 한쪽은 자정이라 부르고, 다른 쪽은 획일이라 부른다.
여섯째, 메모라는 기억 장치. "메모"는 이 게시판의 독특한 관습이다. 닉네임마다 꼬리표를 단다. "X선비 양비론자." "김어준 유시민 최욱 돌려까기 분탕." 한 이용자는 "절대 지우지 않을 메모"라고 썼다. 메모는 공동체의 기억이다. 동시에 한 번 찍히면 돌아오기 어려운 낙인이다. 한 유배 글은 이것을 "주홍글씨"라 불렀다.
남는 질문들
이 분석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유배된 글만 봤다. 유배되지 않은 글, 즉 게시판의 주류 의견은 포함하지 않았다. 그러니 이것은 거울의 뒷면이다. 앞면을 함께 봐야 전체가 보인다. 이의를 누른 사람이 몇 명인지도 모른다. 수십 명의 일관된 판단일 수 있다. 소수의 조직된 움직임일 수도 있다. 글쓴이들은 "비추테러"를 말하고, 반대편은 "작세"를 말한다.
그래도 몇 가지 질문은 남는다. 대통령 비판은 허용하면서 김어준 비판을 막는 기준은 지속 가능한가. 추미애의 실언을 인정하는 일과 검찰개혁을 지지하는 일은 정말 양립할 수 없는가. 같은 편 소방관의 목소리까지 밀어낸 손길은 자정인가, 과잉 방어인가. 테라포밍을 막으려는 경계가 스스로 다른 목소리를 지우고 있지는 않은가.
반대 방향의 질문도 있다. 유배된 글 상당수는 실제로 조롱과 도발로 가득했다. "니들", "딴지교도", "정신병". 이런 글을 걸러내는 것은 공동체의 권리다. 모든 유배가 억압은 아닐 것이다. 문제는 그 그물이 얼마나 이성적이고 합리적인가.
유배지는 거부의 목록이다. 동시에 정체성의 목록이다. 무엇을 밀어내는지 보면 무엇을 지키려는지 보인다. 이 게시판은 지금 대통령과 멀어지고 있다. 대신 김어준과 그 주변의 이름들, 그리고 민주당이라는 집을 붙들고 있다.
처음의 문장으로 돌아간다. "이선생 욕하면 동의가 올라가고, 추장군 비판하면 이의가 올라간다." 이 문장은 고발로 쓰였다. 그러나 정확한 관찰이기도 하다. 뉴스공장-딴지일보 공동체에게는 신념의 증거다. 일반인의 눈으로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광기의 증거이기도 하다. 좀 더 넓게 보면 그들 공동체가 스스로 고립을 향해 가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