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WWF의 멸종위기종 서식지 보전 프로그램 ‘애니스테이’의 첫 활동 성과를 담은 ‘2025 애니스테이 활동보고서’(©WWF)
WWF(세계자연기금)가 멸종위기종 서식지 보전 프로그램 ‘애니스테이(ANISTAY)’의 첫 활동 내용을 담은 ‘2025 애니스테이 활동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숲과 하천, 습지, 해양 등 다양한 생태계에서 멸종위기종의 서식지를 보전하기 위해 2025년 추진한 주요 활동과 성과를 담았다. 애니스테이는 동물을 뜻하는 ‘애니멀(Animal)’과 머물다는 뜻의 ‘스테이(Stay)’를 결합한 이름으로, 인간이 살아가는 공간이 다양한 야생동물의 서식지이기도 하다는 의미를 담은 한국WWF의 대표적인 생물다양성 보전 프로그램이다. 최근 기록적인 폭염과 자연재난이 잇따르면서 자연의 회복력을 높이는 건강한 생태계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애니스테이는 개별 생물종 보호를 넘어 서식지와 생태계의 건강성을 함께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생태계 건강성 회복에 주목한 현장 중심 보전
현재 국내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지정 기준 282종에 이른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괴와 파편화, 주요 생태계를 위협하는 환경오염 등 다양한 요인으로 야생생물의 생존이 위협받고 있다. 특정 생물종의 멸종은 먹이사슬과 생태계 구조의 변화를 일으켜 생태계 전반의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애니스테이는 국제사회의 생물다양성 목표와 우리나라 국가생물다양성전략(NBSAP)에 발맞춰 이러한 서식지 중심의 접근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10월 개최 예정인 생물다양성협약(CBD) 제17차 당사국총회에서는 국가생물다양성전략 이행 현황에 대한 점검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에 앞서 발간된 이번 보고서는 생물다양성 보전 목표 달성을 위해 서식지와 생태계의 건강성을 함께 회복하는 접근의 중요성을 보여주며, 이를 위한 현장 기반 보전 활동의 성과를 담고 있다.
WWF는 2025년 한 해 동안 까막딱다구리와 반달가슴곰이 서식하는 산림생태계, 두루미·수달·저어새가 살아가는 하천과 습지 생태계, 점박이물범과 바다거북이 서식하는 해양생태계 등에서 다양한 보전 활동을 추진했다. 애니스테이를 통해 국내 8종과 해외 1종을 대상으로 총 28만28㎡의 서식지를 보호하고, 6255kg의 쓰레기를 수거했으며, 5개 종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또한 지역주민 111가구, 1848명이 보전 활동에 참여했으며, 교육과 캠페인 등 생물다양성 인식 제고 활동에는 총 1만6413명의 시민이 함께했다.
서식지 보호부터 모니터링까지… 종별 특성에 맞춘 보전 활동
애니스테이는 △서식지 보호·복원 △모니터링·연구 △인간과 동물 간 갈등 완화 △지역사회 참여 및 대중 인식 제고 등 네 가지 핵심 보전 방법을 바탕으로 생물종의 생태적 특성과 지역 환경을 고려한 보전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무등산국립공원동부사무소 담양 일원(무동제)에서는 국립공원공단과 함께 수달의 휴식과 이동을 돕기 위한 섬 형태의 인공 소생태계인 ‘수달섬’을 조성하고, 무인 센서 카메라를 활용해 모니터링하며 기초 생태자료를 수집했다. 활동 반경이 넓은 반달가슴곰은 먹이 활동 과정에서 양봉시설 등에 접근할 가능성을 고려해 전기울타리를 설치하고, 사람과의 충돌을 줄이기 위한 공존 환경을 조성했다. 국내 최초의 해양생물 보호 구역인 충남 가로림만에서는 점박이물범 모니터링을 지원해 출현 현황을 정기적으로 관찰하고 데이터를 축적했으며, 제주에서는 바다거북의 건강한 서식 환경 조성을 위해 해안 및 수중 정화 활동을 실시했다. 또한 정화 활동 과정에서 발견된 바다거북 사체에서 DNA를 추출해 분석하고, 개체 이동경로와 불법거래 실태를 추적하기 위한 연구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했다.
이 밖에도 철원 일대에서는 11개 농가와 협력해 총 28만㎡ 규모의 무논을 조성하며 두루미의 먹이터와 휴식처를 확대했다. 저어새는 전국 33개 지역에서 120명 이상의 시민과학자가 참여한 모니터링을 통해 서식지 분포와 개체군 현황에 대한 기초 자료를 수집했으며, 까막딱다구리 등 생물종별 서식 환경을 고려한 조사와 보전 활동도 이어갔다.
정부·지역사회·시민·기업이 함께 만든 협력형 보전 모델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 역시 애니스테이의 중요한 특징이다. 한국WWF는 정부기관과 전문가, 시민과학자, 지역주민, 비영리 기관 등과 협력해 과학적 조사와 모니터링, 서식지 관리, 환경교육 등을 체계적으로 추진했다. 기업 임직원과 시민이 직접 현장 활동에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해 자연보전의 필요성을 직접 체감하고, 일상 속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박민혜 한국WWF 사무총장은 “폭염과 집중호우, 가뭄 등 기후위기의 영향이 일상화되면서, 건강한 생태계가 기후재난의 영향을 완화하고 우리 사회의 회복력을 높이는 핵심 기반이라는 인식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애니스테이는 개별 종을 넘어 생물들이 살아가는 서식지와 생태계의 건강성을 함께 지키는 자연보전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축적된 현장 경험과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전 효과를 체계적으로 측정하고, 다양한 주체와의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생물다양성 회복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