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판으로 만든 삼전닉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중지 혹은 상장폐지 시급

장기영 기자

등록 2026-07-29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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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금융위원회가 자본시장법 시행령과 거래소 규정을 손질하면서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와 개별주식 위클리옵션의 문을 열었다. 내세운 명분은 그럴듯했다. 해외 레버리지 ETF에 몰려 있는 '서학개미' 자금을 국내로 돌려세우면 투자자 보호와 자본시장 활성화는 물론 환율 안정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반년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이 상품들이 남긴 것은 활성화된 자본시장이 아니라 개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과 도박판이 되어버린 증시라는 비판이다. 이제는 명분과 결과 사이의 간극을 냉정하게 따져야 할 때다.


부실했던 절차, 강행된 정책


가장 먼저 짚어야 할 것은 이 상품들이 어떻게 세상에 나왔느냐는 절차의 문제다. 단일종목 2배 레버리지 ETF 도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금융위원회가 실시한 의견 조사 결과, 자산운용사들 가운데 찬성 의사를 밝힌 곳은 단 소수에 불과했다. 


업계 다수가 반대하거나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음에도 규정 개정은 강행됐다. 여기에 변동성이 큰 개별주식 위클리옵션까지 같은 시기에 동시 추진된 정황은, 이 정책이 투자자 보호보다 운용사·증권사의 수수료 수입 확대와 단기 매매 유인에 방점이 찍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키운다. 실제로 위클리옵션은 규제 논란이 커지자 상장이 미뤄진 상태다. 서둘러 밀어붙였다가 논란이 일자 다시 미루는 이 오락가락 행보 자체가, 애초 정책 설계와 의견 수렴 절차가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명분으로 내세운 환율 안정과 서학개미 자금 유턴 논리도 석연치 않다. 금융당국은 보고 과정에서 이를 도입 근거로 거론했지만, 정작 공식 보도자료에는 환율 관련 언급이 빠져 있었다. 정책의 표면적 명분과 실제 논의 테이블에서 오간 동기 사이에 이런 간극이 존재했다면, 이는 단순한 소통 미숙이 아니라 정책 신뢰 자체를 흔드는 문제다. 소수 의견이 어떤 절차를 거쳐 기각됐는지, 상업적 동기가 정책 판단에 얼마나 작용했는지는 지금이라도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


두 달 만에 드러난 부작용


절차의 허점은 결과로 곧장 이어졌다. 상품이 상장된 지 두 달도 지나지 않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보완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하라"고 지시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뒤이어 나온 대책이라는 것도 기본예탁금을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올리고 대용증권 대신 현금 전액 보유를 요구하는 수준이었고, 그마저도 시행일을 앞당기는 데 급급했다. 준비 기간이 애초에 부족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상품 설계 단계에서 위험이 충분히 검토됐는지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자산이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면 원금이 제자리로 돌아와도 손실이 누적되는 '변동성 잠식' 구조를 안고 있다. 당국도 이 위험을 출시 전부터 알고 있었다. 위험을 알면서도 자금이 얼마나 몰릴지, 시장 전체에 어떤 충격을 줄지 충분히 따지지 않은 채 상품부터 내놓았다면, 그 자체가 정책 실패다. 두 달 만에 대통령이 직접 보완을 지시해야 했다는 사실이 이를 웅변한다.


반복되는 '고사(枯死) 시나리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이런 부작용이 드러나자 당국이 택할 수 있는 길은 대개 두 가지로 갈린다. 절차적 정당성과 위험 평가를 다시 채워 넣어 제도를 바로 세우거나, 혹은 책임 소재를 피하기 위해 거래를 서서히 위축시켜 상품을 사실상 고사시키는 것이다. 과거 ELW(주식워런트증권) 도입 당시 관료들이 택했던 방식이 바로 후자였다. 예탁금 상향 같은 보완책이 계속 쌓이며 거래를 옥죄기만 하다가, 결국 시장 스스로 그 상품을 외면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물론 투자자 보호를 위한 진입장벽 강화나 유동성공급자(LP)의 괴리율 관리 강화처럼 업계 내에서도 공감을 얻는 보완 조치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소액 투자자가 고수익을 좇아 무리하게 뛰어드는 구조를 예탁금 상향으로 일정 부분 억제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이런 조치들이 근본적인 처방이 될 수는 없다. 애초에 절차적 정당성이 부실했던 상품을 땜질식 보완으로 연명시키는 것은,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반복해서 보내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절차가 부실했던 상품이 어물쩍 살아남는 선례가 남으면, 다음에 나올 신상품에 대한 시장의 신뢰까지 함께 깎여나갈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신속한 정리


증시의 장기적 상승 흐름의 발목을 잡지 않으려면, 이제는 결단이 필요하다. 다수 운용사가 반대했음에도 강행된 정책, 명분과 실제 사이의 간극, 출시 두 달 만에 대통령까지 나서야 했던 부작용까지, 이 상품들이 밟아온 경로는 이미 충분한 답을 보여주고 있다. 감정적인 폐지론이 아니라, 절차와 위험 평가와 정책 명분의 투명성이라는 세 가지 원칙에 비추어 볼 때 이 상품들은 애초의 설계 단계부터 시장에 내놓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이런 상품을 서서히 고사시키며 관료들의 책임 소재만 흐리는 낡은 방식을 반복할 이유는 없다. 관련 절차에 따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위클리옵션을 조속히 정리하는 것이, 시장의 신뢰를 지키고 다음 정책 실패를 막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참조 :
금융위 대통령 보고 뒤에 숨겨진 충격 반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허용에 슬그머니 얹은 위험한 덫

https://youtu.be/T0Aqbl-mVwU?si=bG4UY2fU5TGsEY5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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