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부터 4.4 대통령 파면까지 123일간 ‘위기의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주요 장면들을 촘촘하게 재구성한 책이다. 비상계엄 선포에 이어 계엄사 포고령이 발동된 ‘그날 밤’,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시작으로 남태령과 광화문 광장, 헌법재판소와 한남동 관저 등에서 포착한, 대한민국 현대사에 또렷이 남겨질 목소리와 증언들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비상계엄 선포 긴급 담화문>, <계엄사령부 포고령 제1호> 같은 ‘괴문서’ 전문을 비롯해 계엄 해제 의결을 위해 국회 담장을 넘었던 우원식 국회의장의 절박했던 일거수일투족, 윤석열의 비상식적, 비민주적, 비문명적 행태에 항거한 시민 사회의 <시국선언문>, 비상계엄 해제와 탄핵안 가결 후 국회에서 결의한 <12.3 윤석열 비상계엄을 해제한 대한민국 국민께 드리는 감사문>, 그리고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 준비 및 실행 일지’, 탄핵심판 최종진술에서 나온 각종 궤변과 거짓말 팩트체크,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 요지 전문과 해석까지, 이 시기에 나온 대다수 주요 문건과 핵심 증언을 빠짐없이 담았다. 12.3 계엄에 관해 국내 처음으로 출간되는 ‘백서’라 할 수 있다.
《다시 만난 민주주의》는 민주주의를 파괴하려 한 자들을 역사의 법대 위에 영원히 세워두기 위한 처절한 기록이자 우리의 민주주의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강력한 증거이며, 또 다른 비극의 반복을 막기 위한 기억의 주춧돌이다. 그날의 기록을 다시 붙잡고 함께 읽어야 하는 까닭이다.
언론은 최초의 정직한 목격자이자 성실한 기록자이며, 그로써 자유로운 민주정의 필수 요소가 된다. 물론 이것은 언제나 만나는 ‘현실’이 아니라 그저 ‘기대’일 뿐이다. 또 부당한 공격 앞에서 언론 스스로 사용하는 변론이며, 언론학이 끝까지 포기할 수 없는 정언명령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적어도 12.3 내란 국면에서만큼은 우리 언론이 자신의 이런 존재 이유를 입증했을까? 불행히도 민주적 시민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언론학자인 나도 그렇다. 하지만 나는 《시사IN》이라는 예외 사례를 통해 그나마 숨을 쉰다. 내란에 대해 이들이 보여준 단호한 태도와 처절한 기록 의지는 우리에게도 아직 신뢰하고 의존할 만한 언론이 남아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나는 이번 내란에 관련된 기억이 흐릿해질 때마다 이 책을 최초의 레퍼런스로 삼으려 한다. 보라, 이렇게 내란이 저질러졌고, 이렇게 우리 민주정은 스스로를 회복하며 갱신해 갈 테다.
- 정준희 (언론학자, 한양대학교 미디어학과 겸임교수)
“기억하지 않으면 비극은 반복된다.”
누가 민주주의를 파괴하려 했는가? 누가 민주주의를 지켜냈는가?
위기의 민주공화국 123일, 우리가 알아야 할 그날의 모든 진실!
“기억하지 않으면 비극은 반복된다. 깨어 있는 시민의 힘으로 우리 사회의 소중한 가치를 지키려는 모든 이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가장 기다리던 이 시대의 필독서가 나왔다.”
_신진욱 (사회학자,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나는 이번 내란에 관련된 기억이 흐릿해질 때마다 이 책을 최초의 레퍼런스로 삼으려 한다. 보라, 이렇게 내란이 저질러졌고, 이렇게 우리 민주정은 스스로를 회복하며 갱신해 갈 테다.”
_정준희 (언론학자, 한양대학교 미디어학과 겸임교수)
“과거에 목숨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낸 시민들이 지금의 우리를 살렸듯이, 그 바통을 이어받은 2025년의 우리가 미래의 후손을 지킬 것이다. 《다시 만난 민주주의》가 그 사이를 받치는 작은 주춧돌이 되길 바란다.” _책 속에서
2024년 12월 3일 밤, 정치적 곤경과 부정선거라는 망상에 빠진 한 개인의 독단이 헌정 체제를 붕괴시켰다. 국회 운동장에 계엄군을 실은 헬기가 내려앉고, 국회의원들을 체포하기 위한 군홧발에 국회 유리창과 문짝들이 부서졌다. 1987년 이래 37년 동안 지켜져온 한국 민주주의가 겪은 가장 큰 시련이었다. 그러나 계엄의 밤 이후부터 거리로 나온 시민들과 그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이겨냈고, 마침내 2025년 4월 4일 오전 11시 11분,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를 파괴하려 한 대통령을 파면시켰다.
《다시 만난 민주주의》는 12.3 비상계엄부터 4.4 대통령 파면까지 123일간 ‘위기의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주요 장면들을 촘촘하게 재구성한 책이다. 비상계엄 선포에 이어 계엄사 포고령이 발동된 ‘그날 밤’,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시작으로 남태령과 광화문 광장, 헌법재판소와 한남동 관저 등에서 포착한, 대한민국 현대사에 또렷이 남겨질 목소리와 증언들을 꼼꼼하게 기록했다.
기억하지 않으면 비극은 반복된다. 이 책에는 <비상계엄 선포 긴급 담화문>, <계엄사령부 포고령 제1호>, <계엄 해제 담화문>과 같은 ‘괴문서’ 전문을 비롯해 계엄 해제 의결을 위해 국회 담장을 넘었던 우원식 국회의장의 절박했던 일거수일투족, 윤석열의 비상식적, 비민주적, 비문명적 행태에 항거한 시민 사회의 <시국선언문>, 비상계엄 해제와 탄핵안 가결 후 국회에서 결의한 <12.3 윤석열 비상계엄을 해제한 대한민국 국민께 드리는 감사문> 등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 준비 및 실행 일지’, 탄핵심판 최종진술에서 나온 각종 궤변과 거짓말 팩트체크, 헌법재판소의 파면 선고 요지 전문과 해석 등, 이 시기에 나온 대다수 주요 문건과 핵심 증언을 빠짐없이 담았다.
《다시 만난 민주주의》는 12.3 계엄에 관해 국내 처음으로 출간되는 ‘백서’라 할 수 있다. 이 책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려 한 자들을 역사의 법대 위에 영원히 세워두기 위한 처절한 기록이자 민주 시민의 승리에 대한 기록이며, 궁극적으로 민주공화국의 파괴와 회복을 다룬 대한민국 현대사의 한 페이지다.
분노와 절망 위에 새긴 연대와 희망의 기록
빛의 혁명으로 마침내 되찾은 K-민주주의
이 책은 크게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비상계엄’은 2024년 12월 3일 밤, 온 국민을 충격에 빠트린 비상계엄 선포 순간부터 국회 침탈 군사 작전과 이를 온몸으로 막은 국회의원, 국회 직원, 시민들의 절박했던 433분을 세세하게 재구성한다. 군사 작전을 명령하고 수행한 자들의 언행, 비상계엄 담화문과 포고령 등의 내란 핵심 문건은 그날의 분노와 공포를 다시 떠올리게 한다. 비폭력적이고 기민했던 시민의 대응으로 계엄은 해제되었지만, 그 후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기까지 내란 수괴를 옹호하는 자들의 반헌법적 행태가 이어졌다. 계엄의 밤부터 탄핵안 가결까지 하루가 영겁 같았던 날들의 진실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다.
2부 ‘민주 시민’은 계엄의 밤에 국회를 사수하고 탄핵안 가결을 외치며 광장으로 나온 평범한 시민들의 활약상을 주로 담았다. 분노와 절망은 광장에서 한데 모여 연대와 희망의 꽃을 피웠다. 시민들은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쿠데타를 막았고, 어떤 폭력 사태도 없이 탄핵안을 가결시켰다. 윤석열 탄핵 정국에서 가장 빛나는 장면 중 하나였던 ‘남태령 대첩’도 생생하게 담아냈다. 끝없는 응원봉의 물결,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와 에스파의 ‘위플래시’가 울려 퍼지던 광장, 선결제와 은박 담요, 기발한 문구가 적힌 깃발들이 모여 민주 시민의 감격적인 승리를 이끌어냈다. “불의를 향한 분노가 모든 정의로움과 인간다움의 첫걸음이라는 사실을 지난겨울의 광장이 증명했다.”
그러나 망상에 빠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라는 막장으로 치닫지 않았더라면 그 추운 영하의 밤에 시민들이 광장에서 떨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3부 ‘민주주의의 적들’의 주인공은 내란 수괴를 옹호하고 군사 쿠데타에 적극 가담한 자들, 헌법재판소의 정상적인 활동을 방해하려 갖은 수를 쓴 두 명의 대통령 권한대행, 주술과 미신을 신봉하는 비선 문고리와 그 추종자들, 극우 선동가들과 부정선거 음모론을 공공연하게 주장하고 다닌 자들이다. 헌법을 무시하고 법치 질서를 우습게 여긴 자들의 궤변과 폭력적 행동이 어떻게 국가를 무너뜨릴 수 있는지, 그리고 내란을 청산하는 것이 얼마나 시급한 일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4부 ‘헌재의 시간’은 탄핵 정국의 시간을 너무도 느리게 만들었던 피청구인 윤석열의 거짓말과 황당한 자기 부정, 곳곳에서 암약하며 탄핵심판을 방해하고 헌재를 뒤흔든 내란 잔당들의 행위를 낱낱이 기록했다. 탄핵심판 국면에서 수많은 궤변과 거짓말이 나왔지만, 그 가운데 역사의 심판대 앞에서 자신의 행위를 반성하고 부끄러워할 줄 아는 사람들도 있었다. 특히 4부 5장에 수록된,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윤석열의 지시를 폭로한 곽종근 전 사령관과의 A4용지 19장 분량에 달하는 인터뷰는 우리가 여전히 진실의 힘을 믿어도 된다는 희망을 전해준다.
12.3 비상계엄 이후 123일간 국민은 이른바 ‘내란성 우울’, ‘내란성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국가 신뢰도와 경제는 바닥을 쳤다. 윤석열 구속 취소, 대통령 권한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1.19 서부지법 폭동 사태 등 고비가 끊이지 않았지만 기어코 봄은 왔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5부 ‘다시, 민주주의’는 2025년 4월 4일, 대한민국 역사에 또 하나의 큰 획을 그은 헌재 결정문의 마지막 문장으로 시작한다. 윤석열 탄핵사건 선고 요지 전문을 수록했고, 헌재의 결정문을 깊이 있고 상세하게 해석했다. 그 확고하고 명징한 문장들을 되새길 수 있을 것이다. 탄핵심판에 참여한 국회 대리인단 변호사와의 인터뷰도 인상적이다. ‘민주주의를 지키려면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는 그의 말은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 민주주의는 굳건하다. 민주주의는 민주주의 스스로를 지킬 능력이 없다. 민주주의자가 필요하다. 많은 시민들이 침묵하지 않고 광장으로 모였고, 그게 헌법재판소의 힘과 결합해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 민주공화국은 위태롭다. 한 사람의 비이성적인 판단에 의해 시스템 전체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회복에 이렇게 많은 시간과 희생이 필요했다는 것은 우리 민주주의 방어 시스템이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다. 앞으로 서로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으면서 민주주의를 지켜낼 지혜를 찾아야 한다.” (367쪽)
계엄에서 파면까지, 123일의 기록
우리의 민주주의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부록으로 수록된 ‘계엄에서 파면까지, 123일의 기록’은 탄핵 정국 시기에 일어난 핵심 사건을 연대기로 재구성한 것이다. 이는 《시사IN》이 12.3 계엄 이후 ‘쿠데타의 재구성’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타임라인을 쌓아간 결과물이다. 《다시 만난 민주주의》는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파면 8대 0 인용 선고”로 마무리되지만, 내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내란은 완벽히 청산되지 않았고, 처벌받아 마땅한 자들이 처벌받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다시 만난 민주주의’는 요원한 일일까? 서문의 한 대목을 보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리의 기억으로 마무리된 ‘다시 만난 민주주의’는 여전히 유효하다. 역사의 기승전결이 끊임없이 반복하는 과정 속에서 어느 한 토막을 기록하는 일의 가치를 믿기 때문이다. 그 어느 때보다 뜨겁고 강렬했던 123일간의 기록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 시기에 일어난 모든 일들은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과거의 토대 위에서 필연적으로 일어났다. 아무것도 저절로 갑자기 신생하지 않았다. 기억이 흐릿해지기 전에 그 시기를 반추할 공간을 마련해두고 싶었다. 그래야 이렇게 겨우 지켜낸 민주주의 앞에 또 다른 위협이 또다시 포진했을 때 우리의 후손들이 주저하지 않고 맞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123일간 쌓아놓은 토대 위에서.” (14쪽)
2024년 12월,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탄핵소추안 표결 불참에 대해 “내일, 모레, 1년 후에 국민은 또 달라진다”고, 즉 모두가 ‘금세 잊어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틀렸다. 국민은 잊지 않을 것이다. 이 책과 같은 성실한 기록이 쌓이고 쌓여 내란을 주도하고 옹호한 그들을 역사의 심판대 위에 언제까지고 세워둘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만난 민주주의》는 우리의 민주주의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는 강력한 증거이며, 또 다른 비극의 반복을 막기 위한 기억의 주춧돌이다. 그날의 기록을 다시 붙잡고 함께 읽어야 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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