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아찔한 기억
하나쯤은 가지고 있다
그게 언제였던가 가물가물
기억을 더듬어 가다보면
뚝방 너머 겁나게 불어난 강물
빠르고 거칠게 흐르는 두려움이었을까
88년 5월15일
명동성당 교육관 4층 옥상
스무살 초입의 대학생이 핸드마이크를 켜고
수십여 장의 유인물을 꽃잎처럼 날렸다
햇빛에 번뜩이는 날카로운 비수
허공을 가르며 바닥으로 쿵 떨어졌다
쨍한 오월의 하늘이 흔들렸다
그리곤 길고 긴 먹먹함이 가슴을 짓눌렀다
그때 일었던 현기증이었을까
피플스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