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리 위 롤 어롱’ 메인 포스터
브로드웨이를 사로잡은 세 배우, 토니상 4관왕의 무대가 국내 스크린을 찾아온다. 조나단 그로프, 다니엘 래드클리프, 린제이 멘데즈가 출연하는 뮤지컬 실황영화 ‘메릴리 위 롤 어롱(Merrily We Roll Along)’이 위즈온센의 국내 배급으로 10월 28일 CGV에서 단독 개봉한다. 뮤지컬계의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의 음악과 마리아 프리드먼의 연출, 세 배우의 눈부신 호흡이 어우러진 브로드웨이 무대를 극장의 대형 스크린에서 만날 기회다.
1981년, 단 16회 공연으로 끝났던 작품
2024년, 토니상 4관왕의 주인공이 되다
‘메릴리 위 롤 어롱’에는 작품만큼이나 극적인 역전의 이야기가 있다. 1981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단 16회의 정식 공연 만에 막을 내렸지만, 손드하임의 음악과 꿈·우정·선택을 다룬 이야기는 오랜 시간 창작자와 관객들의 마음에 남았다. 이후 새로운 해석과 수정을 거듭하며 작품의 가치를 재발견해 온 ‘메릴리 위 롤 어롱’은 마리아 프리드먼의 연출로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았다.
2023년 브로드웨이에서 막을 올린 이번 프로덕션은 평단과 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얻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어 2024년 토니상에서 최우수 리바이벌 뮤지컬상, 뮤지컬 부문 남우주연상과 남우조연상, 오케스트레이션상을 수상하며 총 4관왕에 올랐다. 한때 흥행 실패로 기억됐던 작품이 40여 년을 건너 브로드웨이를 대표하는 화제작으로 돌아온 것이다.
조나단 그로프×다니엘 래드클리프×린제이 멘데즈
세 사람이 함께하는 무대를 놓칠 수 없는 이유
이번 작품의 강력한 관람 포인트는 세 주연 배우의 만남이다. 성공을 좇는 작곡가 프랭클린 셰퍼드 역에는 이 작품으로 2024년 토니상 뮤지컬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조나단 그로프가, 그의 오랜 창작 파트너이자 친구인 찰리 역에는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출연한다. 여기에 작가이자 두 사람의 친구인 메리 역의 린제이 멘데즈가 가세해 함께 웃고 다투며 멀어지는 세 친구의 관계를 생생하게 완성한다.
특히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선보이는 ‘Franklin Shepard, Inc.’는 눈여겨볼 장면이다. 친구를 향해 쌓아온 불만과 실망이 숨 가쁘게 쏟아지는 이 넘버는 정교한 가사와 폭발적인 연기가 맞물리며 웃음과 긴장감을 동시에 자아낸다. 조나단 그로프의 섬세한 감정 표현, 린제이 멘데즈의 유머와 깊은 여운까지 더해져 세 배우가 함께하는 순간마다 관계의 온도가 달라진다.
성공한 뒤에 남은 것은 무엇일까?
이야기는 끝나버린 우정에서 시작된다
‘메릴리 위 롤 어롱’은 성공한 작곡가이자 영화 제작자인 프랭클린과 그의 오랜 친구 찰리, 메리의 관계를 따라간다. 다만 이야기가 향하는 곳은 미래가 아닌 과거다. 세 사람의 우정이 무너진 순간에서 출발해 함께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믿었던 청춘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결말을 알고 마주하는 시작은 더 애틋하다. 날 선 말이 오가던 친구들이 언제 서로의 가장 든든한 편이었는지, 멀어진 관계의 출발점에 얼마나 큰 기대와 설렘이 있었는지가 하나씩 드러난다. 과거로 돌아갈수록 밝아지는 인물들의 모습은 오히려 관객의 마음에 더 깊은 여운을 남긴다.
‘꿈을 이루는 동안, 우리는 무엇을 잃었을까?’ 작품이 던지는 질문은 무대 밖 관객에게도 이어진다. 한때 함께 미래를 이야기했던 친구, 바쁜 일상 속에서 미뤄둔 약속, 처음 꿈을 품었던 순간까지 세 사람의 이야기는 어느새 관객 각자의 기억과 겹쳐진다.
같은 멜로디가 다르게 들리는 순간
손드하임의 음악이 마음에 남는 이유
‘스위니 토드’, ‘컴퍼니’, ‘숲속으로’ 등 수많은 걸작을 남긴 스티븐 손드하임의 음악은 이 특별한 시간 여행을 이끄는 또 하나의 주인공이다. 재치 있는 가사와 경쾌한 리듬으로 웃음을 건네다가도 인물들이 차마 말하지 못한 감정을 꺼내며 마음을 파고든다.
‘Old Friends’와 ‘Not a Day Goes By’ 등 대표 넘버들은 세 친구의 관계와 시간이 달라질 때마다 새로운 감정으로 다가온다. 특히 ‘Not a Day Goes By’는 서로 다른 시점에서 되풀이되며 같은 가사가 얼마나 다른 의미를 품을 수 있는지 보여준다. 이미 그들의 미래를 아는 관객에게 사랑과 약속의 노래는 더욱 복잡하고 애틋한 울림으로 남는다.
마리아 프리드먼의 연출은 이러한 음악의 힘을 세 인물의 관계와 촘촘하게 연결한다. 시간을 거슬러 갈수록 달라지는 말투와 눈빛, 서로를 바라보는 표정 속에서 관객은 우정의 균열과 그 이전의 눈부신 순간들을 함께 발견하게 된다.
브로드웨이의 무대, 스크린에서 더 가까이
이번 실황영화는 무대 전체의 생동감과 함께 배우들의 세밀한 표정과 감정 변화를 담아낸다. 세 배우가 주고받는 짧은 눈빛부터 노래 사이에 스치는 망설임까지 인물들의 마음을 가까이에서 따라가는 경험은 작품의 감동을 한층 깊게 만든다. 손드하임의 음악과 세 배우의 열연을 대형 스크린과 극장 사운드로 만난다는 점 역시 놓칠 수 없는 매력이다.
모든 것이 끝난 순간에서 모든 것이 가능했던 순간으로 꿈과 우정의 시간을 거슬러 관객 각자의 ‘처음’을 떠올리게 할 ‘메릴리 위 롤 어롱’은 10월 28일부터 전국 CGV 주요 극장에서 단독 상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