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시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해 꿀벌응애 발생을 조기에 발견하고 양봉농가의 방제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AI 스마트양봉’ 실증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고양시 농업기술센터와 농업회사법인 온스, 주식회사 가비아, 고양탄소제로숲네트워크는 3일 고양시 농업기술센터에서 ‘AI 기반 꿀벌응애 조기검출 및 지속가능한 스마트양봉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기후변화와 꿀벌응애 확산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양봉농가를 지원하고, 양봉 현장에 AI·클라우드·데이터 기술을 접목하기 위해 마련됐다.
고양시에는 현재 약 50여 양봉농가가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 10여 년 동안 꿀벌응애 등으로 피해를 겪어 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동안 응애 발생 이후 약제 등을 이용한 사후 방제에 의존해 왔다면, 이번 사업은 벌통에서 수집되는 생태·환경 데이터를 분석해 응애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감지하고 적절한 방제 시점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AI 꿀벌응애 조기검출·방제 의사결정 플랫폼 구축
협약에 따라 네 기관은 다음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첫째, AI 기반 꿀벌응애 조기검출 및 방제 의사결정 플랫폼을 구축·운영한다. 벌통 내부의 상태와 꿀벌 생태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해 응애 발생 위험과 방제 필요성을 양봉농가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둘째, 고양시 양봉농가를 대상으로 벌통 운영과 현장실증을 실시한다. 실제 양봉 현장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플랫폼의 정확성과 활용성을 검증해 농가가 실질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셋째, 선버들을 비롯한 밀원수종의 식재를 확대하고 시민이 참여하는 밀원숲 조성 캠페인을 추진한다. 꿀벌의 먹이원을 늘려 안정적인 서식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시민들에게 꿀벌과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알릴 예정이다.
넷째, AI 플랫폼과 현장실증, 밀원수 조성사업의 성과를 연계해 벌통당 생산성과 양봉농가 소득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데이터 체계를 구축한다.
기관별 전문역량 결합…“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결과 만들 것”
고양시 농업기술센터는 사업에 필요한 기술지원과 자문, 행정적 협력을 담당한다.
농업회사법인 온스는 고양지역 양봉농가와 실증 벌통을 확보하고, 현장 운영과 데이터 수집 등 실증사업을 수행한다.
가비아는 AI 솔루션과 플랫폼, 클라우드 및 데이터센터 인프라 운영에 필요한 기술을 지원하고 사업화 가능성을 함께 검토한다.
고양탄소제로숲네트워크는 밀원수 식재 확대와 시민참여 캠페인을 기획·운영하고, 스마트양봉 사업을 기후위기 대응과 생태계 복원 활동으로 확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고양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스마트 방제와 AI 기술을 양봉산업에 선도적으로 적용하는 이번 협력사업에 큰 기대를 갖고 있다”며 “고양시를 비롯한 경기도와 전국의 양봉농가가 데이터를 활용해 생산성과 소득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결과가 나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온스 측은 “전 세계적으로 꿀벌 개체수가 감소하면서 지속가능한 농업과 식량생산 기반이 위협받고 있다”며 “AI를 활용해 응애 발생 가능성과 벌통의 생태상태를 사전에 판단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해 국내 양봉농가에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에는 국내에서 검증된 모델을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에 보급해 한국형 스마트양봉, 이른바 ‘K-스마트양봉’ 모델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비아 이호준 이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꿀벌이 농업과 생태계에서 수행하는 중요한 역할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됐다”며 “가비아가 보유한 AI, 클라우드, IDC 데이터센터 인프라와 운영기술을 활용해 스마트양봉 사업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심온 고양탄소제로숲네트워크 집행위원장은 “꿀벌을 살리는 일은 단순히 하나의 곤충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생태환경이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지키는 일”이라며 “AI 양봉 시스템 개발과 생태 데이터 축적은 농가 지원을 넘어 기후재난과 지구 생태위기에 대응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양 실증 거쳐 전국 양봉농가와 해외로 확산
네 기관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고양시 양봉농가를 대상으로 AI 스마트양봉 시스템을 우선 실증한 뒤, 축적된 데이터와 사업성과를 바탕으로 경기도와 전국 양봉농가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스마트양봉 기술과 밀원수 조성, 시민참여 생태캠페인을 결합해 ▲꿀벌 폐사 감소 ▲양봉 생산성 향상 ▲농가소득 증대 ▲생물다양성 회복 ▲기후위기 대응을 동시에 달성하는 지역 기반의 지속가능한 양봉모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협약은 농업 현장의 경험과 행정기관의 지원, 민간 IT기업의 기술력, 시민사회의 생태환경 활동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네 기관은 앞으로 실무협의를 통해 실증농가 선정, 데이터 수집체계 설계, AI 플랫폼 개발 및 밀원수 식재사업의 구체적인 추진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