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박한진 교수가 제안하는 독서 국가전략 전환을 위한 정책

신정희 기자

등록 2026-09-03 09:31



AI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인간의 읽고 이해하는 능력인 문해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출판연구소가 펴낸 박한진 교수의 신간 'AI 시대, 국가 문해력 전략 | 독서 국가전략 전환을 위한 정책 제안서'는 국내 성인 독서율의 급격한 하락을 단순한 문화적 현상이 아닌 국가 인적자본의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규정한다. 저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근본적인 정책 전환을 촉구한다.


저자는 한국 성인의 종합 독서율이 2025년 기준 38.5%까지 떨어지며 1994년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지적한다. 소득별 독서율 격차가 심화되고 핵심 노동연령층의 실질 문해력이 저하되는 현상은 사회적 의사소통의 질을 떨어뜨리고 조직 내 문서 기반 협업을 저해한다. 책은 AI 시대일수록 정보의 진위 파악과 분석적 사고를 뒷받침하는 문해력이 기술 투자 효율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라고 강조한다.


책은 한국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중국의 법제화 사례를 상세히 분석한다. 중국은 2026년 2월부터 시행된 국민독서촉진조례를 통해 독서를 국민의 기본적 문화 권이자 국가의 법적 의무로 명문화했다. 컨트롤타워 명확화, 지방정부 예산 편성 의무화, 매년 4월 넷째 주 국가독서주간 지정 등 구체적인 실행 체계를 구축해 생활 밀착형 독서 인프라를 확충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저자는 중국의 정치적·이념적 통제 방식은 민주주의와 다원주의를 지향하는 한국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선을 긋는다. 그러나 컨트롤타워 설치, 예산 구조화, 민관 협력 등 보편적인 행정 메커니즘은 적극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이를 바탕으로 저자는 현행 독서문화진흥법의 개정과 범정부 차원의 국가 문해력·독서 진흥 특별법(가칭) 제정을 제안한다. 독서정책을 문화체육관광부 단독 업무나 일회성 캠페인 차원의 문화복지에 머물게 하지 말고 교육, 고용노동, 과학기술 부처가 참여하는 범정부 인적자본 국가전략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구체적으로 세 가지 제안한다.


첫째, 전략 언어의 전면적인 전환이다. 독서를 기존의 시혜적 '문화복지' 프레임에서 벗어나 'AI 시대 문해력 국가전략'으로 재정의해야 한다. 정부 공식 문서상에 문해력을 AI 활용 및 적응 역량의 핵심 선행 조건으로 명시하고, 독서정책을 단순한 문화 사업이 아닌 교육·노동·디지털 정책과 결합한 범정부 핵심 의제로 격상하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둘째, 지속 가능한 실행 장치의 제도화다. 독서정책이 단순히 '하면 좋은 선의의 사업'으로 취급되는 한 예산과 사업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정책 컨트롤타워를 명확히 정립하고, 지방정부 예산 편성을 구조화하며, 국가독서주간 법정화 및 생활권 인프라 최소 기준 설정 등 법적·행정적 장치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셋째, 민관을 아우르는 사회적 합의 및 연합 조직이다. 공공부문만의 힘으로는 붕괴된 독서 생태계를 회복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교육, 노동, 디지털, 출판 분야는 물론 민간 플랫폼까지 참여하는 범정부 실행 연합을 구성해, 민간의 창의적 확산 역량과 공공의 정책 목표를 결합하는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AI 시대일수록 정보의 진위를 가리고 복잡한 맥락을 파악하는 문해력이 기술 투자 효율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된다고 단언한다. 이 책은 시급한 입법 제안과 구체적인 과제를 담아 한국 독서정책의 대전환을 촉구하는 정책 가이드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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