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어느 날 오후입니다

김용석 기자

등록 2026-07-21 14:35


고양이와 개밥을 주고 잠시 비닐하우스 안에서 빗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하우스 밖, 요동치는 세상에서는 평화를 찾기 쉽지 않지만, 이곳에선 잠시 아주 잠시 평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하우스 지붕을 때리는 시끄러운 빗소리가 오히려 저를 고요 속으로 안내합니다.
고양이 밥을 주면 덩치는 큰데 작은 새끼 고양이 하악질에도 밥그릇에 다가서지 못하는 순한 고양이가 있습니다. 제가 곁에 있으면 그나마 맘 편히 밥을 먹습니다. 고양이가 밥을 다 먹을 동안 우산을 펴고 잠시 곁에 있어줬더니 식사를 마친 고양이는 우산을 쓰고 걷는 저를 쫓아옵니다.
이것도 인연이라고 제 다리에 살을 부비고 곁에 와 앉습니다. 세상에 인연이 아닌 게 없나 봅니다. 곁을 주면 살을 부비고, 정을 나눠주니 말입니다.
비에 젖은 고양이는 이제 제 앞에서 꽃단장을 합니다. 제게는 오늘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이겠지요. 저는 물끄러미 꽃단장을 하는 고양이를 지켜봅니다.
비 오는 어느 날 오후입니다^^
김용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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