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정부 매입을 통한 '쿠팡 독점 체제' 견제와 국민기업화 단행하라!

uapple 기자

등록 2026-06-30 10:55

낡은 유통 규제가 초래한 오프라인 잔혹사, 30만 노동·상권 생존권 걸린 파산 위기를 유통 생태계 다원화와 공공 인프라 확보의 전기(轉機)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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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 선 홈플러스, 구조조정 청산서와 2000억 원의 생사 분수령


오프라인 유통의 한 축을 담당하던 홈플러스의 생사(生死)를 가를 운명의 시계가 마침내 'D-3'로 좁혀졌다.


유통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전국 126개 대형마트 점포를 67개 핵심 점포 중심으로 대폭 축소하고, 인력을 절반 가까이 감축하여 총 1조2000억 원에 달하는 고정비 및 운영비를 절감하겠다는 초강도 자구안을 골자로 한 수정 회생계획안을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했다. 


슈퍼마켓 사업부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하림그룹 계열사 NS쇼핑에 분리 매각하는 등 뼈를 깎는 체질 개선을 거쳐 3년 내 영업이익을 1500억 원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도 덧붙였다. 경영진과 노조, 채권단 등 이해관계자 모두가 법원에 기한 연장을 읍소하고 있지만, 법원이 바라보는 핵심은 장밋빛 청사진이 아닌 당장 오늘까지 제출되어야 하는 2000억 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조달 이행 여부다.


현재 홈플러스의 최대 비극은 지배구조의 한계와 채권단의 이해관계가 얽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평행선 대치에 있다. 사모펀드(PEF)인 대주주 MBK파트너스는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을 향해 2000억 원 전액 대출을 요구하는 반면, 메리츠금융그룹은 대주주 책임론을 내세우며 김병주 MBK 회장의 개인 지급보증을 조건으로 1000억 원 수준의 부분 지원만 열어둔 상태다. 


홈플러스를 담고 있는 사모펀드가 다른 포트폴리오의 매각 성공으로 이미 높은 내부수익률을 달성해 홈플러스 자체를 사실상 '잔여 리스크'로 취급하는 경제적 유인 구조 속에서, 대주주는 자금 투입에 소극적이고 채권자는 추가 익스포저를 꺼리는 책임 회피성 여론전만 지속되고 있다. 이 기괴한 공방 속에서 정작 유동성이 끊겨 물류와 매장 운영이 중단될 위기에 처한 홈플러스의 숨통은 점차 멎어가고 있다.


골목상권은 죽고 쿠팡만 살렸다: 14년 대형마트 규제의 역설과 참담한 성적표


홈플러스가 이토록 처참한 몰락의 길을 걷게 된 배경에는 단순히 경영적 실책이나 사모펀드의 자산 매각 전략 책임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지난 14년간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손발을 묶어온 유통산업발전법의 모순과 낡은 규제 유령에 있다. 2012년 대형마트 규제가 처음 도입될 당시 정치권과 사회적 합의의 명분은 선의로 가득했다. 대형 유통업체의 횡포로부터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하고, 마트 노동자의 주말 휴식권을 보장하겠다는 취지였다. 


이에 따라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의 심야 영업 제한과 월 2회 주말의무휴업 제도가 강제되었다. 그러나 정책은 결코 선의만으로 유지되거나 의도한 결과를 낳지 않는다. 현장의 데이터와 시장의 판도는 정반대의 참담한 성적표를 보여주고 있다.


주말이 사실상 유일한 장보기 시간인 수많은 맞벌이 가구와 현대 소비자들은 주말에 대형마트 문이 닫힌다고 해서 전통시장으로 발길을 돌리지 않았다. 오프라인의 문이 닫히자 소비의 거대한 흐름은 자연스럽게 온라인 e커머스 플랫폼으로 옮겨갔다. 특히 자정 이후에도 신선식품을 문앞까지 배달해주는 새벽배송 시스템을 장착한 쿠팡과 마켓컬리 등은 어떠한 영업시간 규제도 받지 않은 채 365일 24시간 무제한 성장을 구가했다. 대형마트는 한 달에 두 번 강제로 문을 닫아야 하는 반면 e커머스는 규제의 치외법권 지대에서 독점적 지위를 구축한 것이다. 처음부터 완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최근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 결과는 이를 명확히 증명한다.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한 지역을 전수 조사한 결과, 전통시장의 매출 감소는 전혀 관찰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소비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이동해 대형마트 주변 골목 상권과 전통시장까지 낙수효과를 누리며 동반 활성화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대형마트를 억누르면 골목이 살 것이라는 도그마가 도리어 오프라인 상권 전체를 공멸로 이끌고 쿠팡이라는 거대 공룡만 비대하게 키우는 역효과를 낳은 셈이

다.


"대형마트 규제는 쿠팡만 키웠다거나 전통시장·골목상권을 살리는 데 역효과가 났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현장에서 부쩍 들린다. 10여 년 전 시장 환경을 기준으로 만든 규제를 오늘날 소비 여건에 맞게 다시 점검하고 과감히 손질해야 한다. 대형마트의 영업 규제가 전통시장의 보루가 아니라, 도리어 오프라인 전체를 침체시키고 온라인 독점을 가속화한 대표적 역차별 제도가 되었기 때문이다." — 대통령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박용진 민간부위원장 기고문 중


30만 민생 파편과 대규모 실업 대재앙: 왜 국가가 개입해야 하는가


이처럼 잘못 설계된 정책적 규제의 피해는 온전히 노동자와 소상공인, 협력업체의 몫으로 돌아왔다. 만약 내달 3일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하고 홈플러스가 청산 및 파산 수순을 밟게 된다면, 이는 단순한 한 대기업의 퇴출로 끝나지 않는다. 


유통업계와 소상공인 단체가 경고하듯 직영 직원뿐만 아니라 납품업체, 물류 노동자, 매장 내 입점 소상공인 등 직간접적으로 얽혀 있는 약 30만 명의 민생이 한순간에 길거리로 내몰리는 초대형 사회적 참사가 일어날 수밖에 없다. 홈플러스 직원 대의기구인 한마음협의회와 양대 노조, 그리고 협력사 점주들이 서둘러 국민신문고에 서명하며 "파산만은 막아달라"고 정부와 국회에 절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부도덕한 사모펀드의 먹튀 금융 자본 논리에 30만 서민 가계의 생존권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국가의 명백한 직무유기다.


더구나 야 5당(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의원들이 국회에서 '홈플러스 회생 및 대규모 실업 사태 방지를 위한 국회 중재 및 사회적 대화기구' 설치를 제안하는 등 정치권에서도 사안의 시급성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파산 절차가 본격화되어 잔여 자산이 헐값에 공매로 넘어가고 메리츠금융그룹 등 담보권자들이 장기간의 채권 회수 분쟁에 돌입하는 구조는 자금 유동성을 완전히 마비시켜 지역 경제의 실핏줄을 끊어놓을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민간 금융권과 사모펀드 간의 양보 없는 치킨게임이 끝나기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공적 영역이 개입하여 파국의 고리를 끊어내는 과감한 정책적 대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정부의 2000억 투입과 매입 제안: 쿠팡 독점 대항마로서의 '국민기업화' 구상


이에 본 칼럼은 국가적 차원의 결단을 제안하고자 한다. 정부가 긴급 공적 자금 또는 국가 유통 생태계 안정기금 2000억 원을 투입하여 홈플러스를 전격 매입하고, 이를 '쿠팡 독점 체제'를 견제할 공익적 성격의 '국민기업'으로 재탄생시켜야 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법원과 유통 업계가 요구하는 회생의 핵심 유동성 공백이 정확히 2000억 원이다. 이 자금은 금융 자본의 탐욕이나 사모펀드의 손실을 메워주는 돈이 아니라, 전국 67개 핵심 점포의 납품을 정상화하고 물류망을 살려내어 30만 노동자와 입점 소상공인의 생계를 즉각 구조하는 생명줄 역할을 하게 된다. 정부 매입 방안은 일각에서 우려하는 맹목적인 대기업 특혜나 자금 퍼주기가 결코 아니다. 오히려 고사 직전의 오프라인 물류 인프라를 국가 공공 자산으로 귀속시켜, 날로 심화되는 이커머스 시장의 독과점 폐해를 막아내는 강력한 다원화 전략이다.


현재 국내 온라인 유통 시장은 쿠팡의 독주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리스크, 그리고 중국계 자본(알리·테무)의 무차별 공습으로 인해 소비자 주권과 데이터 안보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체질 개선을 완료한 홈플러스의 67개 거점 점포와 이미 하림그룹에 분리 매각되어 시너지를 대기 중인 익스프레스 물류 인프라는 정부 주도하에 훌륭한 공공 유통 거점으로 재활용될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축으로 삼고, 전국 도심 곳곳에 산재한 점포망을 소상공인 공동 물류 PP(Picking & Packing) 센터로 개방하여 지역 소상공인들의 당일배송 및 퀵커머스 진입을 지원하는 공익적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대형마트의 근접성과 물류 인프라를 극대화한다면 '쿠팡의 유일한 대항마'를 육성하는 동시에, 정부가 직접 유통 물가 안정을 통제할 수 있는 물가 조절판 기능까지 수행하는 강력한 '국민기업형 마트' 모델을 정립할 수 있다.


시간이 없다, 상생과 유통 생태계 다원화를 위한 정부와 정치권의 결단을 촉구한다


유통 시장의 패러다임이 디지털과 모바일 중심으로 급변하는 와중에도, 과거의 낡은 도그마에 갇힌 유통법 규제는 국내 유통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만드는 족쇄로 작용했다. 홈플러스의 파산 위기는 단순한 한 기업의 부실경영 성적표가 아니라,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가 시장을 어떻게 왜곡하고 종국에는 서민들의 일자리를 어떻게 파괴하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정책 실패의 단면이다. 이제 남은 시간은 단 사흘뿐이다. 파산 선고 이후 헐값 매각과 사후약방문식 실업 대책에 수조 원의 사회적 비용을 쏟아붓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국회는 즉각 사회적 대화기구를 가동하고, 2000억 원 규모의 전격적인 공적 자금 투입 및 매입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를 통해 30만 민생을 구제하고, 거대 외국계·독점 플랫폼에 맞설 수 있는 건강한 오프라인 물류 거점이자 국민기업을 확보해야 한다. 현실을 외면한 낡은 규제는 과감히 손질하고, 무너지는 유통 생태계는 공공의 지혜로 다시 세워 올리는 책임 있는 정치를 기대한다. 이번 주 내려질 법원과 정부의 선택이 대한민국 유통 산업의 다원화와 수많은 서민들의 삶을 지켜낼 마지막 분수령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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