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견제 시스템, 침묵하는 지식인…... '미국적 가치'의 종말
스스로 몰락해 가는 미국
한때 '자유의 등불'을 자처하며 세계 질서를 주도했던 미국의 국운이 다해가고 있다.
2026년 현재, 미국은 스스로 쌓아온 도덕적 권위를 배설하듯 내팽개치고, 오직 약탈과 폭력만을 일삼는 '국제적 깡패'로 전락했다. 내부적으로는 국가 권력이 자국민을 살해하는 참극이 벌어지고 있으며, 외부적으로는 인류가 합의한 국제 질서를 무차별적으로 파괴하고 있다.
미국의 몰락은 그 추악한 본색을 드러낸 지점에서 명확히 확인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에너지 독립'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 아래 베네수엘라를 무력 침공했다. 이는 베네수엘라의 막대한 석유 자원을 노린 노골적인 약탈 전쟁이다. 민간인 아파트가 미군의 폭격에 무너지고 80세 노인이 목숨을 잃는 상황에서도, 백악관은 "우리가 베네수엘라를 운영할 것"이라며 사실상 식민 통치를 선언했다. 더 나아가 이제는 그린란드까지 강제 합병을 노리고 있다.
국가 테러리즘의 마수는 자국 내로도 향했다. 최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자국민 여성 살해 사건은 미 전역을 분노로 들끓게 했다. 현장을 감시하던 30대 여성을 즉결 처형하듯 사살한 것은 물론, 구급차의 진입마저 막아 세운 ICE의 만행은 현대 국가의 공권력이라기보다 점령군의 폭력에 가깝다. 나치의 모습을 방불케 하는 이 야만적 폭력은 트럼프 행정부가 유지하려는 '질서'의 실체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위상은 이미 바닥으로 추락했다.
트럼프는 국익에 반한다는 이유로 66개 국제기구에서 전격 탈퇴하며 유엔을 무력화시켰다. 인류 공통의 과제인 기후협약마저 헌신짝처럼 내던진 미국의 행보는 자국 중심주의를 넘어선 국제적 민폐다.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이스라엘의 민간인 학살을 적극 지원하고 방조했던 미국이 더 이상 인권과 민주주의를 논할 자격이 없음을 방증한 지 오래되었다. 뿐만 아니라 아이슬란드를 강제 병합하기 위한 '빌드업' 과정에서 유럽 우방국들에 쏟아부을 보복 관세 폭탄은 경제적 협박의 정점이다. 동맹국을 향해 "미국 이익을 최우선 하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식의 관세 정치는 국제 질서를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정글로 되돌려놓았다.
가장 비극적인 지점은 미국 내부의 견제 시스템이 완전히 마비되었다는 사실이다.
첫째, 민주당의 무능이다. 이미 오랜 전부터 민주당은 트럼프의 극단주의에 맞설 대안적 가치를 제시하지 못한 채 허우적대고 있다. 대안 세력으로서의 리더십을 상실한 이들은 트럼프의 폭주를 막아설 동력을 잃은 지 오래다. 바이든 정부 당시 네오콘, 방산업체들과 손을 잡고 대외 전쟁을 저질렀던 민주당과 지금 트럼프 정부와 뭐가 다를까.
둘째, 시민사회와 지방정부의 고립이다. 51개 지방정부와 시민단체들은 연방 정부의 압도적인 물리력과 예산권 장악 앞에 각개격파당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언론들의 가스라이팅 당하는 미국 대중의 심각한 정치적 무지가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국제 사회의 흐름과 자국의 폭거에 무지한 대중은 트럼프의 선동적 대중주의(포퓰리즘)에 매몰되어 비판적 사고 기능을 상실했다. 세계 지도에서 우방국의 위치조차 찾지 못하는 대중의 '정치적 문맹'은 독재자가 활개 칠 수 있는 가장 비옥한 토양이 되었다.
셋째, 자본가와 지식인들의 비겁함이다. 국제 경제의 파괴를 우려해야 할 자본가들은 당장의 이익에 취해 있고, 법조인과 지식인들은 권력의 보복이 두려워 펜을 꺾거나 침묵을 선택했다.
이제 국제 사회의 질서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비대해진 제국, 미국은 스스로 해체하여 재정립되는 게 필요하다. 51개 주로 구성된 거대 연방이 쪼개져 각 지역의 시민 의사를 반영하는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국가들'로 나뉘어야 한다. 한 명의 광기 어린 독재자가 전 세계를 협박하는 공포 정치는 종식되어야 한다.
이러한 제국의 말로와 해체 요구는 미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패권주의와 약탈적 통치로 일관하는 러시아와 중국 역시 동일한 궤적을 걷고 있다. 무력 침공과 자원 약탈, 소수민족 탄압을 일삼는 이들 거대 제국들 역시 미국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거대 제국들이 여러 개의 이성적인 국가로 분리될 때 비로소 국제사회는 힘의 논리가 아닌 상호 존중과 법치에 기반한 진정한 질서를 재정립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의 국운이 다한 지금, 제국의 해체는 비극이 아니라 인류 공동체를 위한 필연적인 '해방'이자 새 시대의 서막이 될 것이다.
uappl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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