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정식 박사(엑트아이)가 한-베트남 블록체인 경제협력 세미나에서 제품 출처 추적과 소비자 보호를 위한 블록체인 응용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하노이] 한국과 베트남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경제협력을 강화하며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지난 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합동 세미나를 시작으로 양국 간의 협력이 정책, 산업, 외교 전반에 걸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오는 10일부터 13일까지 예정된 또럼 서기장의 국빈 방한은 이러한 협력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블록체인으로 뭉친 양국, '현장 파일럿'에 집중
이번 세미나는 '블록체인을 통한 디지털 혁신과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이라는 주제로 베트남 중앙정책전략위원회와 엑트아이 등이 공동 주최했다. 한국 대표단은 나정식 엑트아이 대표와 허신행 전 농림수산부 장관 등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이날 논의는 단순한 기술 홍보를 넘어 현장 적용에 초점을 맞췄다. 송관배 교수는 블록체인 정책·규제 프레임워크를, 나정식 대표는 농업 분야의 실물자산(RWA) 기반 추적 모델과 디지털 트윈을 제시했다. 양측은 공급망 투명성, 안전한 유통, 데이터 거버넌스 등 실용적 과제를 중심으로 '정책 도식'이 아닌 '현장 파일럿'으로 검증하는 데 의견을 모았다.
세미나 직후 베트남 중앙정책전략위원회는 한국 대표단에 감사를 표하며 정례 교류와 구체적 협력 의지를 담은 서한을 전달했다.
기업 투자 및 시범 모델 논의도 활발
현지 기업인 손하 그룹은 이번 세미나 참여를 계기로 그룹 차원의 코인, 블록체인, 거래소 관련 투자 옵션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룹 재무를 맡은 계열 국영기업은 이미 투자 보고서를 작성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베트남 정부 측 관계자는 다낭에서 재미(XEMIIex) 거래소를 시범거래소로 지정하는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다낭 국가 컨퍼런스에 한국 측 연사 초청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이는 대기업보다 추진 속도가 빠른 '선점' 전략으로 풀이된다. 베트남 측은 8월 말까지 한국 대표단에 집중적인 미팅 일정을 제안하며 협력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한 한국 총리 명의 초청을 통해 한국에서 세미나를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를 요청했다.
정상외교가 후방 지원, '속도와 정밀도'가 관건
오는 10일부터 13일까지 이재명 대통령과 또럼 서기장의 정상회담이 예정된 가운데, 양국 실무진들은 이번 국빈 방한을 계기로 블록체인 협력 의제가 정상 차원의 지지를 얻기를 기대하고 있다. 앞서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정상회담에서 원전, 고속철 등과 함께 과학기술, 인재양성 등 미래전략 분야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장에서는 정례 협력을 위한 공동협력의향서가 체결됐으며, 비앤페이와 손하 그룹과의 미팅을 통해 결제·유통·제조 라인에서의 실증(PoC) 가능성도 점검됐다.
세미나 마감 연설에서 베트남 측은 교환된 아이디어를 정책에 반영하고, 법제·기술·농업 등 우선 분야에서 협력 플랫폼을 확대하며, 베트남에 적용 가능한 시범 모델을 적극 검토할 것을 강조했다.
이번 하노이 회동은 단순한 '선언'을 넘어 '설계와 실행'으로 나아가기로 합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나정식 대표는 "양국의 원활한 교류 및 공동 사업 진행을 위해 총리실의 관심이 요망된다"며 "이번 또럼 서기장 방한 시 블록체인 분야도 거론되기를 간절히 소원한다"고 말했다. 향후 규제의 명확성과 데이터의 정확성을 확보하는 '속도와 정밀도'가 양국 협력의 성공을 가를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uappl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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