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하는 우리'의 목소리, 광장을 넘어선 희망을 기록하다

불법 비상계엄 사태에 맞선 여성들의 기록과 성찰을 담은 에세이 앤솔러지 《다시 만날 세계에서》가 안온북스에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연대하는 우리들은 강력하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민주주의 위기에 맞섰던 광장의 목소리를 현장감 있게 포착하고, 그 경험이 가져온 사회적·정치적 변화의 가능성을 심도 있게 다룬다.
책은 내란 사태 이후 조각난 민주주의의 가치와 공동체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아홉 필자의 치열한 소회로 시작된다. 국회의원이자 문학·영화평론가인 강유정은 청년 세대의 고독과 자유를 논하며 광장의 감수성이 사회와 정치를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주목한다. 비상계엄 직후 농민운동을 중심으로 탄핵 찬성 집회 소식을 알리며 '벼락 활동가'가 된 여성 청년 농업인 김후주는 남태령 대첩의 전후 과정을 당사자로서 기록하며 연대의 불꽃이 점화되는 순간을 생생하게 담아냈다.
또한 소설가 정보라는 내란 사태 이전부터 광장의 주역이었던 여성들의 존재를 재확인하고, 지역 집회 경험을 통해 독자에게 서로를 연결하는 '소수자성'을 제시한다.
필자들은 반민주적 폭거를 거부한다는 하나의 지향점을 공유하면서도, 각자의 영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다짐을 보여준다.
영화감독 오세연은 독립영화를 만드는 이로서 자신이 가진 '스피커'의 가치를 과소평가하지 않기로 결심했으며, 에세이스트 임지은은 택시 기사와의 작은 언쟁을 통해 공동체의 존립을 위해 우리가 서 있어야 할 자리를 고민하게 만든다.
시인 유선혜는 내란 사태를 마주하며 자신의 시적 태도와 시집 제목의 가능성까지 자문하지만, 결국 "빛처럼 광장으로 쏟아져 나오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문장에서 답을 찾는다.
책은 오늘보다 나은 세계를 향한 용기와 희망을 이야기하며 마무리된다. 활동가이자 집필 노동자인 이하나는 그럼에도 끝내 붙잡는 마음으로 상대를 기다리려 하고, 기자 겸 칼럼니스트인 이슬기는 광장 너머의 정치를 논하며 '구성적 정치'를 대안으로 제시하며 체제 변혁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문학평론가 전승민은 연대의 현장에서 발현된 소수자성에 주목하며 혐오와 차별을 끝내기 위한 정치적 실천을 요청한다.
결론적으로 《다시 만날 세계에서》는 단순한 회고록을 넘어, 여성의 서사로 완성된 역사적 기록이자 뭉클한 연대의 증명이다. 아홉 여성 필자들의 이야기는 더 나은 세계를 약속하고 희망하는 응원봉이 되어 독자들에게 확고한 정체성의 자각과 실천적인 용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책은 폭력을 직시하고 따뜻한 연대를 통해 '우리 스스로가 획득할 기적'을 믿게 한다.
uapple
기자
피플스토리 uapple © PEOPLE STORY All rights reserved.
피플스토리 uapple의 모든 콘텐츠(기사 등)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