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성 입자 활용해 로봇의 생애주기 원격제어 구현
좁은 배관·밀폐 공간·위험 지역서 원격 작동하는 로봇 소재 활용 전망
재료과학 분야 최상위 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논문 게재
왼쪽부터 한지은 서울대 재료공학부 박사과정생, 안현 서울대 재료공학부 석박통합과정생, 권민상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강승균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재료공학부 강승균 교수 연구팀(한지은·안현 박사과정생, 권민상·김상국·강승균 교수)이 자기장의 모드 전환을 통해 로봇의 작동과 소멸을 원격으로 선택 제어할 수 있는 자성 소프트 로봇 소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기존 자가소멸 소재의 한계였던 복잡한 시스템과 느린 반응 속도를 극복한 성과로, 향후 의료·환경 탐사·보안 등 회수가 어려운 환경에서 활용될 차세대 스마트 소재 산업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5월 11일 게재됐다.
단일 자극으로 구동과 분해 동시 해결
최근 밀폐 공간이나 위험 지역 등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원격으로 작동하는 소프트 로봇과 일회성 센서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임무 수행 후 장치가 현장에 남으면 잔여물 오염이나 정보 유출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기존의 자극 반응형 소재는 구동과 분해를 위해 서로 다른 자극이 필요해 시스템이 복잡했고, 자외선(UV)이나 열을 이용한 방식은 불투명한 밀폐 공간 내부까지 자극을 전달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자철석(Fe3O4) 자성 나노입자가 포함된 실리콘 엘라스토머 복합체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하나의 소재가 자기장의 종류에 따라 완전히 다르게 반응하도록 설계한 것이 핵심이다.
이 소자는 방향과 세기가 일정한 직류(DC) 자기장을 가하면 형태가 변형되며 유연하게 움직이는 소프트 액추에이션을 구현한다. 반면, 방향과 세기가 빠르게 바뀌는 기가헤르츠(GHz) 대역의 교류(AC) 자기장을 가하면 '강자성 공명 기반 자기열 효과'가 발생한다. 자성 입자가 특정 주파수의 자기장에 강하게 반응해 에너지를 흡수하고 열을 내는 원리다.
1초 이내에 200℃ 이상 초고속 가열, 높은 유연성도 확보
연구팀은 실험을 통해 GHz 대역의 교류 자기장 환경에서 소재가 1초 이내에 200℃ 이상으로 급격히 가열되며 신속하게 분해되는 것을 입증했다. 자성 나노입자의 자기공명을 통한 열 발생은 지구 자기장 세기의 수 배에서 수십 배 수준인 낮은 교류 자기장에서도 원활히 작동하며, 조건에 따라 초기 온도 상승 속도가 1초당 약 1000℃에 달할 정도로 빠른 열 응답성을 보였다.
특히 이 소재는 강력한 분해 기능을 갖추었으면서도 원래 길이의 약 5.6배까지 늘어나는 460% 이상의 높은 연신율을 유지했다. 실제 로봇 구동에 필요한 기계적 유연성과 내구성을 충분히 확보한 셈이다.
차세대 보안·탐사 로봇 분야로 상용화 기대
자기장 하나만으로 로봇의 전 생애주기를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이 기술은 향후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전파될 것으로 보인다. 배관이나 차폐 구조 내부로 진입해 청소 임무를 수행한 뒤 스스로 사라지는 로봇이나, 탐사 후 회수가 필요 없는 소프트 로봇 플랫폼 개발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임무 완료 후 흔적을 최소화해야 하는 보안형 전자소자나 선택적 LED 스위치 등 일시적 전자 기기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도 열렸다.
강승균 교수는 “소프트 로봇의 구동과 소멸을 자기장으로 통합 제어하는 자성 엘라스토머를 개발했다는 데 이번 연구의 의의가 있다”며 “회수가 어려운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차세대 소프트 로봇 및 보안형 전자소자 등 다양한 분야로의 응용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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