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존재의 본질과 소외에 대한 지독히 차가운 탐구 보고서

uapple 기자

등록 2026-05-08 03:55



조나단 글래이저 감독의 2013년 작 ‘언더 더 스킨(Under the Skin)’은 SF라는 장르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그 알맹이는 인간 존재의 본질과 소외, 그리고 관찰에 대한 지독하리만큼 차가운 탐구 보고서다. 개봉 후 1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이 영화가 회자되는 이유는 평단과 관객 사이의 극명한 온도 차, 그리고 그 간극이 만들어내는 기묘한 긴장감 덕분이다.


평론가들은 글래이저가 구축한 독창적인 시각적 언어에 압도적인 찬사를 보낸다. 특히 글래스고의 거친 거리 풍경과 초현실적인 ‘검은 공간’의 대비는 영화의 백미다. 평단은 감독이 사용한 ‘게릴라 촬영 기법’에 주목한다. 할리우드 스타 스칼렛 요한슨이 트럭을 몰며 실제 일반인들과 대화하는 장면들은 극영화와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허물며, 우리가 일상이라 부르는 풍경을 외계인의 시선으로 낯설게 재정의한다.


미카 레비의 불협화음 섞인 사운드트랙 역시 평단의 단골 찬사 소재다. 영화 내내 흐르는 기괴한 선율은 주인공이 느끼는 단절감과 포식자로서의 서늘함을 청각화하며, 관객을 시종일관 불안한 상태로 몰아넣는다. 평론가들에게 이 영화는 ‘보는 것’이 아니라 ‘체험하는 것’에 가까운 예술적 성취로 평가받는다.


반면 일반 관객들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린다. IMDB 등의 리뷰를 살펴보면, 서사적 친절함이 전무한 영화의 방식에 당혹감을 표하는 이들이 많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알겠는데, 왜 일어나는지는 모르겠다”는 반응은 이 영화의 난해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해변에서의 비극적인 장면이나 주인공의 포식 행위는 시각적 충격을 넘어 불쾌감을 유발한다는 평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일부 관객들은 이 영화의 ‘불친절함’이야말로 가장 큰 매력이라고 말한다. 대사보다 이미지와 분위기로 서사를 밀어붙이는 방식이 오히려 주인공의 심리적 변화—포식자에서 관찰자로, 다시 피해자로 변모하는 과정—를 더 깊이 있게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기형의 남자’와 교감하는 장면에서 주인공이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응시할 때, 관객은 외계인의 눈을 빌려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결국 ‘언더 더 스킨’은 외계인을 통해 인간의 내면을 해부한다. 주인공이 인간의 피부를 입고 인간의 욕망을 관찰하다가 끝내 인간적인 감정(혹은 취약성)을 얻게 되는 순간, 영화는 가장 잔혹한 방식으로 그 대가를 치르게 한다.


평단은 이를 ‘젠더와 정체성에 대한 철학적 고찰’로 읽어내고, 관객은 ‘압도적인 시각적 공포와 슬픔’으로 받아들인다. 비록 대중적인 재미와는 거리가 멀지라도, ‘언더 더 스킨’이 현대 영화사의 중요한 지점으로 남은 이유는 분명하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스칼렛 요한슨의 무표정한 얼굴과 글래스고의 축축한 안개가 관객의 ‘피부 아래’를 집요하게 파고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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