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수장고 99%에 인류의 미래 있다"… 잭 애슈비의 '자연사박물관이 세계를 구하는 법'

uapple 기자

등록 2026-04-17 22:43

전시실 너머 거대한 '기억보관소'의 실체 공개

식민주의 비극부터 팬데믹 해결 실마리까지 담아



흔히 '자연사박물관'이라 하면 아이들의 손을 잡고 공룡 뼈나 박제된 동물을 보러 가는 정적인 교육 공간을 떠올린다. 그러나 케임브리지대학교 동물학박물관 부관장인 잭 애슈비는 신간 자연사박물관이 세계를 구하는 법을 통해 이러한 편견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저자는 박물관 전시실에 공개된 1% 미만의 소장품 너머, 거대한 수장고에 잠든 99%의 기록이 어떻게 지구의 미래를 구하는 과학적 최전선이 되는지를 역설한다.


저자는 박물관이 단순히 자연을 '있는 그대로' 옮겨놓은 곳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1부 '만들어진 자연'에서는 시대적 통념과 인간의 편견이 어떻게 표본 전시에 개입했는지를 추적한다. 가령 과거 가부장적 사회 분위기 속에서 박제된 암컷 새들은 수컷에게 조아리는 모습으로 연출되었고, 티라노사우루스의 골격은 연구 결과에 따라 꼿꼿이 선 자세에서 수평적인 자세로 수정되었다. 이는 박물관이 고정된 진리를 보여주는 곳이 아니라, 당대 인류의 인식과 선택이 겹겹이 쌓인 '편집된 공간'임을 시사한다.


2부에서는 박물관의 화려한 겉모습 뒤에 가려진 불편한 진실을 들춘다. 수많은 표본의 수집 과정에는 식민지 시대의 약탈과 원주민들의 지워진 노동이 스며 있다. 저자는 일부 표본의 출처가 보어전쟁 당시 강제수용소 위치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내며, 박물관이 결코 정치적·역사적 맥락에서 자유로운 '중립 지대'가 아님을 강조한다. 이러한 '뒷면의 기록'을 마주하는 과정은 박물관을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핵심 열쇠가 된다.


책의 핵심은 3부에서 절정에 이른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유럽 9개 자연사박물관의 박쥐 표본 2만 점이 백신 개발을 위해 분석되었다는 사실, 과거의 기후 데이터가 박물관 표본으로부터 추출되어 기후변화 예측 모형에 쓰인다는 사실은 이 공간이 과거의 창고가 아닌 미래의 실험실임을 증명한다. 저자가 말하는 '21세기 노아의 방주'라는 표현은 비유가 아니라 엄연한 현실이다.


저자는 "기록되지 않은 자연은 보호할 수 없다"는 이정모 전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의 추천사처럼, 박물관이 기억을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세계를 구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대멸종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자연의 기억보관소를 관람하는 완벽한 가이드이자, 우리가 선택해야 할 미래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한국은 G20 국가 중 유일하게 국립 자연사박물관이 없다. 1990년대 설립 추진이 '경제성'을 이유로 무산된 이후 지금도 그 공백은 채워지지 않았다. 이 책은 그 공백이 얼마나 값비싼 것인지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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