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가지 건축으로 읽는 세계사
스톤헨지부터 우주정거장까지 역사의 랜드마크로 남은 위대한 걸작들
저자 : 소피 콜린스
번역 : 성소희
감수 : 임석재
출판사 : 현대지성

인류의 역사는 곧 무언가를 짓고 세워온 ‘건축 인류’의 발자취다. 선사시대의 동굴 주거지부터 현대의 초고층 빌딩, 심지어 지구 밖 우주정거장에 이르기까지 건축물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자 문명의 가장 명확한 물리적 증거로 존재해 왔다. 최근 발간된 『500가지 건축으로 읽는 세계사』(현대지성)는 이처럼 장대한 인류의 궤적을 500가지의 기념비적 건축물을 통해 입체적으로 조명했다.
이 책은 단순한 건축사 도감을 넘어선다. 이화여대 건축학과 임석재 교수가 감수하고 도시문헌학자 김시덕 박사가 추천한 이 저작은 180만 년이라는 압도적인 시간의 흐름을 연대순으로 엮어내며, 건축이 어떻게 역사적 사건과 상호작용했는지를 치밀하게 분석한다.
대륙과 시대를 넘나드는 압도적 스케일
책은 총 6부 구성으로 인류 문명의 진화 단계를 추적한다. 1,000년 이전의 고대 유적부터 중세의 요새와 성당, 산업혁명기 거대 공학 프로젝트, 그리고 전쟁의 상흔과 대중문화가 꽃피운 20세기를 지나 21세기의 지속 가능한 건축까지 망라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그간 서구 중심의 건축사에서 소외되었던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태평양 섬나라들의 건축물을 비중 있게 다루었다는 사실이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나 영국의 스톤헨지 같은 익숙한 랜드마크는 물론, 한국의 봉정사 극락전과 경복궁 근정전 등 우리 건축의 미학도 세계사의 흐름 속에서 함께 배치되어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한다.
570장의 시각 자료로 떠나는 세계여행
백과사전식 구성을 취하고 있는 이 책의 최대 강점은 시각적 풍요로움이다. 570장에 달하는 고화질 컬러 사진과 상세 설계도는 독자들로 하여금 직접 현장을 방문한 듯한 생동감을 선사한다. 건축물의 외양뿐 아니라 내부의 디테일과 구조적 특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 독자들도 건축물에 담긴 공학적 예술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권말에 수록된 ‘건축 용어 해설’은 초심자들을 위한 친절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생소한 건축 용어들을 쉽게 풀이하여, 책장을 덮을 즈음에는 주변의 평범한 건물조차 하나의 ‘기록물’로 바라보는 새로운 안목을 갖게 한다.
시대정신의 산물이자 종합예술로서의 건축
빅토르 위고는 건축을 "돌로 만든 거대한 책"이라 칭했다. 이 책은 그 비유를 증명하듯, 바스티유 감옥에서 프랑스 대혁명의 불꽃을 읽어내고,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20세기의 비극을 성찰한다. 또한 기후 위기 시대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현대의 친환경 건축 프로젝트를 통해 인류가 나아가야 할 미래 방향성까지 제시한다.
『500가지 건축으로 읽는 세계사』는 세상을 더 넓고 깊게 이해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안내서다. 500개의 점으로 연결된 인류의 거대한 지도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은 어느새 시공간을 넘나드는 건축 여행자가 되어 있을 것이다.
uappl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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