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기 커루의 '야생의 존재', 4만 년 인간-동물 관계의 대서사 추적

uapple 기자

등록 2025-12-02 20:04

"이 행성을 구할 유일한 열쇠는 동물... 우리가 그들을 지켜낼 수만 있다면"

700쪽 분량의 방대한 논픽션, 기후위기 시대 인류의 '야생 자각' 촉구

<가디언>"예상치 못한 감동과 놀라움을 안겨주는 책"

<인디펜던트> "황홀하고 경이로우며 강렬한 울림"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인간종의 거대한 책임을 통렬히 성찰하는 논픽션 수작이 출간됐다. 영국 코스타상 수상 작가 케기 커루(Keggie Carew)의 저서 『야생의 존재』가 정세민 번역으로 출판사 가지를 통해 국내 독자를 찾는다.

이 책은 4만 년에 걸친 인간과 동물의 복잡하고 모순된 관계를 역사, 문화, 과학, 수많은 실화를 아우르며 재조명하고, 풍요와 다양성의 상징인 동물이야말로 망해가는 지구를 복원할 ‘유일한 열쇠’라고 단언한다.

코스타상 작가, 인간-동물 4만 년 관계를 파헤치다

전작 『아버지의 땅』으로 코스타 전기문학상을 수상하며 섬세한 서사 능력을 입증한 케기 커루는 이번 작품에서 지구 환경과 생명성에 대한 깊은 위기감을 바탕으로 선사시대 동굴 벽화부터 오늘날 첨예한 환경 문제까지를 추적한다.

저자는 최근 200년간 고도화된 기술 발전이 아프리카에서 온 영장류, 즉 인간종의 손에 모든 생물권의 운명을 놓았다고 지적한다. 700여 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 속에 담긴 이야기는 사랑과 파괴로 점철된 모순의 역사와 경이로운 생명 그 자체에 대한 탐구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특히 이 책은 멸종에 대한 절망에만 머무르지 않고, 야생 회복을 향한 강렬한 의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커루는 인간이 지구 미래가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나락에 빠지기 전에 '야생의 존재'로서 자연 세계의 감각과 복잡성을 받아들여야 하며, 각자의 내면에 잠든 동물적 자아를 깨워야 한다고 호소한다.

권위 있는 상 석권... '올해의 책'으로 선정

『야생의 존재』는 출간 즉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환경 분야의 영예로운 상인 웨인라이트상 2023 최종후보에 올랐으며, 《파이낸셜 타임스》, 《BBC 히스토리》, 영국 대형서점 체인 <워터스톤스>에서 2023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또한 영미권 최대 논픽션 북클럽인 <넥스트 빅 아이디어 클럽>의 필독서로 채택되며 화제성을 입증했다.

소설가 정세랑부터 환경 저널리스트까지, 뜨거운 추천

국내 독자들의 반응 또한 뜨겁다. 소설가 정세랑은 "기립 박수를 보내고 싶은 방대한 역작"이라며 "비인간 존재를 사랑하는 모두에게 권한다"고 극찬했다. 환경 저널리스트 남종영은 "역사, 문학, 철학, 인류학 등 당신이 듣지 못한 동물 이야기가 다 있다"며 이 책을 통해 "잃어버린 야생과의 연결을 회복할 수 있는 지적 컬렉션"을 얻게 됐다고 평했다. 수의인문사회학자 천명선 교수 역시 "우리 자신을 회복하는 유일한 길은 그들(동물)과 함께 생명으로 가득 찬 금빛 이음선을 잇는 것"이라며 책이 전하는 '야생의 자각'을 강조했다.

<가디언>, <인디펜던트> 등 해외 언론 또한 이 책에 대해 "예상치 못한 감동과 놀라움을 안겨주는 책", "황홀하고 경이로우며 강렬한 울림"이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지은이 케기 커루는 현재 잉글랜드의 작은 자연보호구역에서 소규모 리와일딩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직접 생명 공존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옮긴이 정세민은 서울대학교동물병원 내과 수련수의사로, 인간과 동물을 잇는 통번역과 수의사 역할에 동질의 가치와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야생의 존재』는 야생으로부터 너무 멀어진 현대인들에게 전체의 그림을 다시 그리도록 돕고, 생명 연대의 큰길로 나아가도록 북돋우는 러브레터이자 찬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