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문학계의 명실상부한 최고 문학상인 제71회 〈현대문학상〉 수상의 영예가 소설가 임솔아에게 돌아갔다. 수상작은 「사랑보다 조금 더 짙은 얼굴」이다. 2024년 12월호부터 2025년 11월호(계간지 2024년 겨울호부터 2025년 가을호) 사이에 각 문예지에 발표된 작품들을 심사한 결과, 임솔아의 「사랑보다 조금 더 짙은 얼굴」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사랑보다 짙은' 슬픔을 승화시킨 단단한 서사
수상작 「사랑보다 조금 더 짙은 얼굴」은 심사위원들로부터 “고요하고 절제된 문체로 삶과 죽음, 인간과 비인간,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새롭게 감각하게 하는, 올해 가장 단단하고 아름다운 서사”라는 극찬을 받았다.
문학평론가 강동호(인하대 교수)는 심사평을 통해 이 작품이 “‘사랑보다 조금 더 짙은’ 슬픔을 단순한 상실의 정조로 환원하지 않고, 사랑의 지속이란 결국 서로를 잃은 이후에도 계속 살아내는 일이라는 깨달음으로 승화시킨다”고 평가했다.
소설가 김지연은 “모두가 사랑이라는 장소를 잃어버린 시대에 지칠 때까지 그곳을 찾아 헤매며 더 먼 곳까지 가볼 마음을 먹고 그 사랑의 여정을 담담히 반추하고 기록하는 이 작품에 동참하고 싶었다”며 작품에 대한 깊은 공감을 드러냈다.
이어 백지은 문학평론가는 “점점 사랑은 ‘지나간 시대의 낙후된 광기 정도로’ 여겨지는 것 같다. (……) 그걸 우리는 ‘우리의 사랑만큼 사랑했’던 그 오래 저장된 이야기들, ‘그게 더 사랑 같다’는 게 아프고 아름답다”며 작품의 핵심 정서를 짚어냈다.
다른 심사위원들 역시 이 작품이 미래를 배경으로 변모한 사랑과 인간 관계를 자연스러운 시간의 풍화작용처럼 기술하며(서희원 문학평론가), “지극한 일상 속에서, 소소한 것들을 쉼 없이 기억하고 감각하는 통점에 가까운” 사랑의 본질을 깨닫게 해준(안보윤 소설가) 수작임을 인정했다. 안보윤 소설가는 “저는 이 소설이 그냥 아름다웠어요”라는 다른 심사위원의 말에 덩달아 고개를 끄덕였다고 밝혀 작품이 주는 미학적 감동을 강조했다.
"나의 소원을 지워내며 계속 소설을 쓰고 싶다"
수상자 임솔아는 2015년 〈문학동네대학소설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소설집 『눈과 사람과 눈사람』, 장편소설 『최선의 삶』 등으로 이미 〈신동엽문학상〉, 〈문지문학상〉, 〈젊은작가상 대상〉 등을 수상하며 평단과 독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아온 작가다.
임솔아는 수상 소감에서 “작년부터 나는 그런 소원은 빌지 않기로 했다. 계속한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들을 알게 되어서가 아니라 이제는 내가 쓴 소설에 누군가의 소원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이어 “나는 소원을 더 많이 듣고 싶다. 나의 소설을 읽어주고 의미를 가늠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나의 소원을 지워내면서 계속 소설을 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올해 수상 후보작으로는 임솔아의 수상작 외에도 김혜진의 「관종들」, 박솔뫼의 「사과」, 서장원의 「상어」, 이미상의 「일일야성一日野性」, 임현의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등 쟁쟁한 작품들이 올랐다.
** 2026 제71회 현대문학소설집 목차 **
수상작
임솔아 사랑보다 조금 더 짙은 얼굴 9
수상작가 자선작
임솔아 금빛 베드 러너 39
수상후보작
김혜진 관종들 73
박솔뫼 사과 105
서장원 상어 133
이미상 일일야성一日野性 157
임 현 우리가 우리에게 죄지은 자를 193
심사평
강동호 사랑 이후의 삶 229
김지연 사랑의 글쓰기 234
백지은 더 짙은 소설들 237
서희원 위안의 시간 242
안보윤 아름답고 기이한 245
수상소감
임솔아 빈 진실 249
uappl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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