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패권은 끝났다”… ‘다극세계’의 시각으로 본 대격변의 세계사

uapple 기자

등록 2025-11-26 10:00

신간 『다극세계가 온다』 출간 브라질 출신 지정학 분석가 페페 에스코바의 도발적 전망 “서방 중심의 눈가리개 벗고 ‘글로벌 사우스’의 부상 직시해야”

다극세계가 온다 / 페페 에스코바 지음 / 유강은 옮김 / 돌베개 / 348쪽



안팎으로 붕괴하는 미국 패권과 그 틈을 타 착실하게 힘을 키운 ‘다극세계’의 부상을 다룬 신간 『다극세계가 온다』(돌베개)가 출간됐다. 저자인 페페 에스코바는 브라질 출신의 국제 전문 저널리스트이자 지정학 분석가로, 지난 20년간 서방 중심의 세계관에 도전하며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인물이다.


책은 2020년대 초반을 세계정세의 “화산처럼 솟구치는 지정학적 분기점”으로 규정한다. 저자는 우크라이나 전쟁, 달러 패권의 균열, BRICS+(브릭스 플러스)와 상하이협력기구(SCO)의 확장 등 최근의 국제 이슈들을 ‘반패권 다극화’의 시각에서 날카롭게 분석한다.


저자가 주장하는 핵심은 명료하다. 미국이 주도하는 ‘일극 체제’는 이미 종말을 고했으며, 전 세계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글로벌 다수(Global Majority)’가 주도하는 다극세계가 현실화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혼돈의 제국(미국)은 전쟁까지 불사하며 패권을 놓지 않으려 하지만, 2030년경에는 정치·경제·군사·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다극세계의 승리로 귀결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책은 크게 네 가지 축으로 다극세계의 전략을 해부한다.


첫째, 중국과 러시아의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다. 저자는 시진핑-푸틴 회담을 “신시대의 얄타 회담”에 비유하며, 이들의 결속이 유라시아 대륙을 넘어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반서방 연대를 구축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둘째, ‘탈달러’ 움직임이다. 달러를 무기화하는 미국의 제재에 맞서, 브릭스 국가들은 ‘R5(위안, 루블, 루피, 레알, 랜드)’를 위시한 독자적인 결제 시스템과 무역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있다. 저자는 이것이 단순한 통화 교환을 넘어, 실물 자산에 기반한 새로운 경제 체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셋째, 유라시아와 아프리카를 잇는 물류와 에너지 회랑의 재편이다. 책은 중앙아시아와 서아시아, 그리고 북극 항로를 잇는 ‘국제남북운송회랑(INSTC)’과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어떻게 미국의 해양 봉쇄 전략을 무력화하고 대륙 세력을 하나로 묶고 있는지 현장 취재를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넷째, 북·중·러의 밀착이다. 저자는 북한(책에서는 ‘조선’으로 표기)과 중국, 러시아의 접경 지역 경제 협력과 군사적 연대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 지형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서방 언론의 프리즘을 거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세계정세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저자는 서방이 분석 대상이나 훈육의 대상으로만 여겼던 비서구권 국가들을 역사의 능동적인 ‘행동 주체’로 복원시킨다. 아프가니스탄부터 돈바스 전선,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직접 발로 뛰며 기록한 현장감 넘치는 취재기는 이러한 주장에 설득력을 더한다.


트럼프 2.0 시대의 도래와 관세 전쟁, 각국자생의 흐름 속에서 한국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 또한 묵직하다. 저자는 한국이 한미동맹이라는 관성적인 틀에 갇혀 세계사의 거대한 흐름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미국과 집단서방의 예외주의라는 눈가리개를 벗어던져야 한다”며, 변화하는 세계 질서 속에서 한국이 국익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프레드 짐머맨 님블북스 대표는 추천사를 통해 “페페의 견해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의 견해를 붙잡고 씨름하는 건 필수적인 일”이라며 일독을 권했다. 다극화가 가속화되는 지금, 익숙한 서방의 시각이 아닌 새로운 렌즈로 세계를 조망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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