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비 출판사, 분자생물학자 정우현의 신작 『나쁜 유전자』 출간
우생학부터 현대 유전자 치료 담론까지… 유전자에 덧씌운 오해 벗겨내
이른비 출판사에서 정우현 덕성여대 약학과 교수의 신작 『나쁜 유전자』를 출간했다.
이 책은 “세상에 나쁜 유전자는 없다”는 단호한 선언 아래, 과거 우생학의 비극에서 현대의 유전자 치료 담론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유전자에 덧씌운 오해와 무지를 벗겨내는 작업을 수행한다. 유전자 결정론이 사회를 지배하는 시대, 특정 유전자가 인간의 외모, 건강을 넘어 복잡한 행동 양식까지 결정한다는 믿음이 팽배하다. 이른바 ‘지능 유전자’, ‘범죄 유전자’ 등 불편한 이름들이 붙어 유전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증폭되는 가운데, 분자생물학자가 유전자 결정론의 신화를 부수고 인간과 생명의 본질을 성찰한다.
정우현 교수는 모든 현상을 물질적 원인으로 환원하려는 본질주의적 편향이 ‘좋거나 나쁜, 열등하거나 우월한 유전자’라는 오해를 낳았다고 지적한다. 『나쁜 유전자』는 역사적으로 악명이 높았던 여덟 가지 ‘문제적’ 유전자를 중심으로, 특정 유전자에 대한 오해가 어떻게 과학의 이름으로 정당화되고 혐오와 편견의 논리로 악용되었는지 추적한다.
저자는 유전자가 삶을 지배하는 운명이 아니라, 주어진 환경과 노력 속에서 의미를 만들어가는 정보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KAIST 정재승 교수는 추천사를 통해 “이 책은 유전자를 질병의 씨앗, 차별의 근거, 숙명의 덫으로 오해해온 현대사회의 깊은 편견을 해체하고, 과학이 아니라 인간이 붙여온 ‘나쁨’이라는 딱지의 정체를 탐문한다”고 평했다.
시인이자 매일경제신문 김유태 기자는 이 책을 “과학이라는 중립의 가면을 쓴 채 인간 삶을 통제하고 인간 존엄을 옥죄었던 결정론의 성채를 차갑게 무너뜨리는, 서늘하면서도 도발적인 지적 선언문”이라고 묘사하며, 인간의 근원적 자유를 탐사하는 원대한 여정으로 평가했다.
과학커뮤니케이터 하리하라 이은희 작가 역시 “실체 없는 위험에 대한 막연한 공포는 혐오와 배척을 불러오고, 획일화된 선입관과 고정관념에 의존하는 사고방식은 스스로를 우물 안 개구리로 남게 만든다”며, 이 책이 ‘나쁜 유전자’라는 말에 함축된 나쁜 생각과 낡은 고정관념에 정면으로 맞서는 단단한 디딤돌이 되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나쁜 유전자』는 유전자의 진실을 밝히는 것을 넘어, 우리가 인간을 바라보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재인식하도록 촉구하는 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저자 정우현은 서울대학교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생명과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분자생물학자로, 유전체 손상 복구 기전을 연구하여 『셀』, 『네이처』 등 국제저널에 결과를 발표했다. 2022년에는 『생명을 묻다』를 펴내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및 APCTP ‘올해의 과학도서 10’에 선정된 바 있다. 현재 덕성여대 약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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