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은 제주해군기지를 왜 그토록 중요하게 생각했을까?

아모스 기자

등록 2025-07-06 03:42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제주 해군기지 건설 결정은 그의 재임 기간 중 가장 논란이 많았던 정책 중 하나다. 격렬한 찬반 논쟁 속에서도 노 대통령이 이 사업을 뚝심 있게 추진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의 발언과 당시의 안보 환경을 종합해 볼 때, 제주 해군기지는 단순한 군사 시설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전략적 비전의 핵심 축이었다.



노무현과 제주 해군기지 = AI이미지


노무현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자주국방'과 '대양해군' 건설을 국가 안보의 중요한 목표로 천명했다. 그는 2007년 6월 22일 제주도에서 열린 지역 주요 인사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제주 해군기지의 필요성을 직접 역설하며, "대한민국이 대양해군을 건설해서 멀리 나가서 우리 국익을 보호하고 평화를 지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방의 범위를 한반도를 넘어 해양으로 확장하려는 그의 의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제주도는 한반도 남방 해역의 핵심 길목에 위치한다. 특히 이어도는 우리나라의 해양 과학기지가 건설되어 있는 실질적 관할 구역이지만, 주변국과의 해양 관할권 분쟁이 상존하는 민감한 지역이다. 노 대통령은 이어도를 포함한 해양 영토의 수호가 국가의 생존과 직결된다고 판단했다. 부산에서 이어도까지 이지스함이 출동하는 데 13시간이 걸리는 반면, 제주 해군기지에서는 4시간이면 충분하다. 이러한 지리적 이점은 유사시 신속한 해군력 전개를 가능하게 하여, 해양 영토 분쟁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 능력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이다. 그는 "이어도는 정말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중국과 일본이 군사적으로 아주 중요한 길목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우리가 거기에 가서 기지를 지키고 있어야지 그들이 함부로 하지 못한다"고 말하며 이어도 방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또한 노 대통령은 "제주 해상에 어떤 사태가 발생했을 때 6~7시간 걸리는 남해안에서 (함정들이) 올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제주도 자체 방어 능력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외부 위협에 대한 방어를 넘어, 국가의 핵심 거점인 제주도의 안전이 곧 대한민국의 안보라는 인식을 보여준다.


동북아 해양 안보 환경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


노무현 대통령 재임 당시 동북아시아는 급변하는 해양 안보 환경에 직면해 있었다. 중국의 해군력 증강과 일본의 해상자위대 확장 움직임은 역내 군비 경쟁을 심화시켰다. 이러한 상황에서 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해양 안보를 강화하지 않으면 주변국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우리의 주권과 국익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제주 해군기지를 '예방적 군사기지'로 설명했다. "미리 잘 지키고 있으면 아무 사태도 발생하지 않는다. 예방적 군사기지라고 볼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은, 강력한 국방력 건설을 통해 잠재적인 분쟁을 미연에 방지하고 평화를 유지하려는 그의 국방 철학을 보여준다. 이는 '무장과 평화가 함께 있는 것이 잘못이 아니다'라는 그의 신념과도 일맥상통한다.


제주 해군기지는 단순히 공격적인 거점이 아니라, 역내 해양 안정을 위한 균형추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동북아 평화 유지에 기여한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었다. 노 대통령은 "너그럽게 봐달라. 그게 사리에 맞다. 국방력 없이는 사회를 유지할 수 없다"고 덧붙이며, 제주 해군기지 건설이 국가의 존립과 직결되는 안보 문제임을 역설했다. 그는 국방력 강화를 통해 자주적인 외교 공간을 확보하려 했으며, 제주 해군기지는 이러한 자주 외교의 중요한 군사적 기반이었다.


경제적 동맥 보호: 해상 교통로의 중요성


제주 해군기지 건설의 또 다른 중요한 이유는 경제적 동맥인 해상 교통로 보호에 있었다. 대한민국은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이며, 주요 교역국의 대부분이 남방 해역을 통해 연결된다. 한국의 해상 물동량 중 약 90%가 제주 남방 해역을 통과하는 해상 교통로(SLOC)를 이용한다. 이 해상 교통로가 막히거나 위협을 받으면 국가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이 발생할 수 있다.


노 대통령은 이러한 해상 교통로의 안정적인 확보가 국가 경제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다. 제주 해군기지는 이 해상 교통로의 핵심 길목에 위치하여, 해상 테러, 해적 활동, 그리고 잠재적인 주변국 위협으로부터 우리 선박과 해상 무역을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비군사적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안정적인 해상 무역을 통해 국가 경제 발전을 지속하기 위한 필수적인 인프라 구축이었다.


미래 해양 전략의 포석: 부산항과 북극항로의 잠재적 연계


노무현 대통령 재임 당시 북극항로의 구체적인 논의는 현재와 같지 않았지만, 그의 '대양해군' 구상에는 미래 해상 교통로 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라는 장기적인 시각이 담겨 있었다. 부산항은 이미 세계적인 물류 허브였고, 미래 해상 물류의 변화 가능성을 예견하는 것은 지도자의 중요한 안목이었다.


비록 제주 해군기지가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선박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보장하는 역할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대한민국 전체 해양 방위 역량 강화라는 큰 틀에서 간접적인 연계성을 찾아볼 수 있다. 제주 해군기지를 통해 우리 해군의 작전 반경이 확대되고 남방 해역의 안정성이 확보된다면, 이는 결과적으로 부산항을 포함한 모든 해상 교통로의 안정성 제고에 기여한다. 즉, 남방 해역의 안정이 해양 전체의 안정으로 이어지고, 이는 장기적으로 부산항을 중심으로 한 물류 시스템, 나아가 잠재적인 북극항로를 통한 경제적 이득을 보장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포괄적인 논리다.


노 대통령의 제주 해군기지 건설 결정은 단순히 눈앞의 군사 안보만을 고려한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국제 해양 질서와 미래 해상 교통로의 중요성까지 염두에 둔 거시적인 국가 전략의 일환이었다. 그는 고뇌에 찬 결단 속에서도 국가 안보와 경제의 미래를 동시에 확보하려는 탁월한 통찰력과 미래지향적 안목이 아니었을까.


Google Earth


구글어스로 북극에서 한반도 쪽을 내려다 보면 제주도는 북극항로와 남방항로의 출항지이지 환적항으로서의 부산은 지척이다.  또한 부산항과 유럽의 거리는 남방항로보다 훨씬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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