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공항 옆에 불로시장 입구 ‘카페불로‘라는 곳의 사장님인데 이름은 기억나지 않고 나의 핸드폰에는 ’카페불로사장님‘ 이라고 저장되어있다.
자주까지는 아니고(작업실과 거리가 멀다) 가끔 가는 곳인데 하루는 손님도 없이 조용하게 사장님과 단 둘이 차 한잔하며 이런 저런 살아온 이야기를 하시는데 제법 굴곡이 있으신 분이다. 인생의 굴곡은 누구나 다 있는거지~. 나의 굴곡도 만만치 않다.
과거 사진을 보여주던데 정윤희, 엄앵란 같은 느낌의 배우급 미모를 가지셨던 걸로 추정된다. 추정은 아니고 현재도 매우 아름다우신 분이다.
과거, 현재 힘들었던 이야기를 하시는 중에 나는 이분의 얼굴을 그리는데 집중하다 보니 무슨 이야기를 하셨는지 정확하게는 기억나지 않지만 남편, 자식, 사업이야기 였던걸로 기억된다.
도자기, 정원가꾸기, 쌍화차를 아주 잘 하시는데 다른 여러 방면에도 재주가 많다 들었지만 뭐였는지 지금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사진 두장을 보고 총 4장의 그림을 그렸는데 그림속 얼굴에 슬픔이 가득하다 해야하나…사진 속 여인은 젊은시절의 모습인데 왜 슬퍼보이지? 내가 잘못 그린 건가? 슬퍼보인다는 것은 지극히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며 손바닥만한 나의 그림이 무슨 도움이 되겠냐마는 카페 한켠에 두고 보며 조그마한 즐거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카페에서 커피향 대신 찐~한 쌍화차 내음이 나는 이 집에 조만간 가서 차 한잔하며 슬픔을 확 걷어낸 밝은 그림 하나 그려 드리고 와야 겠다.
이동희 작가는 계명문화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디자인 전문회사에서 25년간 근무하였으며 현재 대구 중구청 문화해설사와 전문작가의 길을 걸어가고 있다. 전공을 살려 관광기념품도 기획,제작하고 있으며 다양한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다. 주요 저서로 <펜드로잉의 이웃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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